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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10명 중 1명은 ‘수포자’… 기초학력 미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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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10명 중 1명은 ‘수포자’… 기초학력 미달 급증

입력
2019.03.28 18:18
수정
2019.03.28 21:1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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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 “초1~고1까지 기초학력 진단 확대”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초1부터 고1까지 모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맞춤 지도하도록 하는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초1부터 고1까지 모든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맞춤 지도하도록 하는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문모(50) 교사는 “학생들의 절반은 수학을 접었다”고 했다. 그는 “문과반이다 보니 유독 수학을 포기한 아이들이 많다”며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을 통해 문제 푸는 방법, 공식으로만 수학을 접하다 보니까 애초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고교생 10명 중 1명은 수학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국영수 전반적으로 교육과정의 이해도가 20% 미만인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고 있어 교육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가 28일 공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중고교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에 따르면 수학 과목의 중3과 고2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각각 11.1%, 10.4%였다. 전년도인 7.1%와 9.9%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영어 과목도 마찬가지다. 중3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5.3%로 지난해(3.2%)에 비해 늘었고, 고2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6.2%로 전년도(4.1%)보다 상승했다. 다만 국어 과목 기초학력 미달자는 중3은 2.6%에서 4.4%로 늘었지만, 고2는 5.0%에서 3.4%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살펴보면 중3은 전과목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보통학력(교육과정 이해도 50% 이상) 이상 비율이 높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낮았다. 고2는 수학부문에서만 남학생(71.2%)이 여학생(69.5%)보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높았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전과목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낮았다.

중고교생 기초학력 미달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중고교생 기초학력 미달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교육부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급증한 원인의 하나로 자유학기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학업성취도평가 대상인) 중3, 고2 아이들이 중학교 시절에 자유학기제를 겪으면서 아무래도 학교에서 토론 중심 교육을 받았는데 (지필고사인) 학업성취도평가와는 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때는 지필고사가 없는데다, 중학교에서도 통상 한 학기 또는 1년 동안 시행되는 자유학기제 탓에 학생들이 지필고사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2016년 전 중학교에 도입된 자유학기제는 정기고사(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학생들이 갖가지 진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교육부는 전수평가 방식이 2017년부터 표집평가로 전환된 것을 또 다른 이유로 지목했다. 배동인 교육부 교육기회보장과 과장은 “표집평가를 하면 학교에서도 전수 때보다는 준비도나 성실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수평가였던 2011∼2012년에는 기초학력 미달률이 국어 1∼2%, 영어 2∼3%, 수학 3∼4%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교육부는 2008~2016년 실시했던 전수평가 방식의 학업성취도평가가 ‘학교간 서열화를 조장하고 경쟁을 심화시킨다’는 문제가 있다며 2017년부터 중3, 고2 학생의 3%만 시험을 치르는 표집 평가 방식으로 변경해 실시 중이다.

교육부는 이날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내놓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업모형을 마련하는 등 맞춤형 지도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초3~중3까지만 적용하는 기초학력 진단을 초1~고1 모든 학생들에게 의무화하기로 했다. 진단 도구는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결과는 공시되지 않는다. 다만 일각에선 유사한 방식의 진단 도구가 일선 학교에 보급되면 사실상 ‘일제고사 부활’이나 다름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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