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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주머니긴팔원숭이 송전선에 감전사... 삼림 개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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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주머니긴팔원숭이 송전선에 감전사... 삼림 개발 논란

입력
2019.03.27 18:52
수정
2019.03.29 14:4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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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북(北)수마트라주 북(北)파당라와스 지역 한 전깃줄에 매달린 채로 숨져 있는 주머니긴팔원숭이. 자카르타 포스트 캡처
인도네시아 북(北)수마트라주 북(北)파당라와스 지역 한 전깃줄에 매달린 채로 숨져 있는 주머니긴팔원숭이. 자카르타 포스트 캡처

사진 속 녀석은 여전히 전깃줄에 매달려 있었다. 숨진 지 이틀이나 지났지만 마치 자력으로 전선을 움켜쥐고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자카르타 포스트(The Jakarta Post)’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북(北)수마트라주 북(北)파당라와스 지역의 열대우림을 뚫고 최근 설치된 높다란 전봇대와 전선이 시아망(Siamang)이라 불리는 주머니긴팔원숭이 한 마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정부의 인프라사업 추진의 위험성을 부각시킨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아망의 주검은 25일 주민들이 발견했다. 시체는 하루 후에도 현장에 있었다. 시아망은 송전선을 타고 숲 속의 강을 건너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주민들은 “작년 말 마침내 마을에 전기가 들어온 이후 감전사 판정을 받은 첫 생명체”, “마을에 전선이 연결된 후 벌어진 희귀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삼림지역의 전선은 매우 위험하고, 특히 나무에 항상 올라가는 시아망 등 동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라며 시아망의 서식지를 침범한 전선을 다른 곳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했다. “더 많은 시아망들이 전선을 타다가 죽게 되는 걸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해당 전력업체는 조사 팀을 파견할 예정이다. 업체 관계자는 “시아망 사망 사건을 조사하고, 송전선 설치와 관련해 규정을 어긴 게 있다면 송전선을 옮기겠다”고 말했다.

주머니긴팔원숭이 시아망. 게티이미지
주머니긴팔원숭이 시아망. 게티이미지

시아망은 몸길이 75∼90㎝, 몸무게 10∼12㎏이다. 긴팔원숭이 중에서도 가장 큰 유인원이다. 몸길이의 2.3∼2.6배인 긴 팔을 이용해 나뭇가지 사이로 이동한다. 목구멍에 큰 인후주머니가 있는데, 이 주머니를 힘껏 부풀게 하면 4㎞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낸다. 수마트라섬과 말레이반도에 분포한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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