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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무슨 복을 타고났길래”...이창엽, 반전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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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무슨 복을 타고났길래”...이창엽, 반전의 미학

입력
2019.03.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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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창엽이 ‘왜그래 풍상씨’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포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창엽이 ‘왜그래 풍상씨’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포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꿈같은 나날들이었어요.”

배우 이창엽의 연기 인생에 있어 ‘왜그래 풍상씨’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첫 주연작이자 어린 시절 TV로만 지켜봤던 선배 배우들과 직접 호흡을 맞출 수 있었던 기회였으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까지 받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22.7%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작품을 마무리 한 뒤 부산 포상휴가를 마치고 종영 인터뷰를 통해 마주 앉은 이창엽은 밝은 미소와 함께 종영 소감을 전했다.

“20%라는 시청률, 사실 처음엔 예상을 전혀 못했어요.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죠. 하지만 ‘수목극 1위는 꼭 하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는 현장에서도 나왔었어요. 어느 순간 20%를 찍고, 그 이상을 기록해 나가다 보니 축제의 분위기에서 헤어 나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아요. 정말 꿈같은 나날들이었죠.”

그간 ‘20세기 소년소녀’ ‘부잣집 아들’ 등에 출연했지만, 주연을 꿰찬 것은 ‘왜그래 풍상씨’가 첫 작품인 이창엽. 첫 주연작에서 유준상, 오지호, 이시영, 전혜빈과 함께 오남매로 호흡을 맞추는 기회를 잡은 그는 “처음엔 선배님들이 연예인 같아 보여서 선뜻 다가가질 못하고 낯설었다”고 입을 열었다.

“첫 주연작인데다가 어렸을 때부터 제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면서 봐왔던 분들이시니 다가가질 못 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선배님들께서 막내라고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누나들과도 최소 8살 이상 차이가 나다 보니 귀엽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정말 제가 무슨 복을 타고 났는지 모르겠어요.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춘다고 생각하니 준비를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당연히 어떤 작품이든 열심히 준비를 하겠지만, 몇 배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어요. 덕분에 제가 할 수 있는 것 보다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죠. 배운 점도 많고요.”

여러모로 남다를 ‘왜그래 풍상씨’가 이창엽에게 갖는 의미는 뭘까.

“연기자 생활에 있어서 방향성을 잡을 수 있도록 해 준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인성 좋은 선배님들이 많이 포진된 작품을 하다 보니까 ‘나도 좋은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현장이었어요. 삶의 자세를 다시금 재정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죠. 배우를 선택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나아감에 있어서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배운 것 같아요. 또 지금 제 위치에 있어서는 앞으로 한 단계 더 좋은 작품에 참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행복하죠.”

극 중 과묵하고 상남자의 포스가 풍겼던 이외상이라는 인물. 하지만 실제 배우 이창엽은 그보다 훨씬 유쾌하고 밝은 반전 매력의 소유자였다.

“평소에 즐겁고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그런데 잘 안 되는 게 아무래도 외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과묵한 역할을 많이 맡다 보니 그렇게 보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작품 때문에 미팅을 가도 감독님들께서 ‘무뚝뚝한 캐릭터인 줄 알고 불렀는데 왜 이렇게 밝지?’라는 말씀을 하시곤 하더라고요. 사실 실제의 저는 밝은 편이라, 작품이 끝나자마자 머리색도 조금 바꾸고, 절친한 친구들과 함께 서로의 집에서 음식을 해서 파티도 했어요. 다시 저의 일상을 찾는 중이죠. 외상이 역할 표현이 힘들지 않았냐고요? 죽을 뻔 했어요.(웃음) 그렇지만 형들께서 저를 되게 예뻐해 주시고 연기적으로 존중해주신 덕분에 촬영 때는 집중 할 수 있었죠.”

2013년 영화 ‘다정하게 바삭바삭’으로 연기를 시작한 지 어느덧 6년째. 이제야 본격적인 출발선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이창엽은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예능도 많이 해 보고 싶어요.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에서 선배님들과 어우러지면서 하는 예능은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장점이요? 일단 시키시는 건 빼지 않고 잘 할 수 있고요.(웃음) 항상 미소를 유지하고 겸손한 자세로 예의 바르게 임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또 어머님들께서 저를 되게 좋아하신다는 게 장점이고 제 자랑거리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있다면 국민 사위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자질이 있으니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작품은 이번에 처음으로 액션을 접해봤는데 적성에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액션도 해보고 싶고, 멜로뿐만 아니라 로코 같은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원하는 상대요? 정유미 선배님이요.(웃음) 밝고 사랑스러운 면들이 연기를 했을 때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제 희망사항입니다.”

다음 작품은 신중하게 결정하기 위해 차기작을 고민 중이라는 이창엽은 배우로서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과연 주목할 만한 배우다운 열정이었다.

“당연히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배우인 듯 아닌 듯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정말 사람 냄새 나는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 건강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건강하지 않으면 이 일을 오래 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일을 쉬는 시기가 오더라도 그 시간을 견뎌낼 힘이 없잖아요. 그래서 꾸준히 잘 먹고 잘 쉬는 법에 대한 고민을 하려고 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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