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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靑근무 때도 버닝썬과 유착한 총경, 경찰은 좌고우면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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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靑근무 때도 버닝썬과 유착한 총경, 경찰은 좌고우면 말라

입력
2019.03.21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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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클럽 버닝썬과의 유착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윤모 총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근무 당시 사건 관련자들과 골프 등을 친 사실이 드러났다.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지목된 윤 총경은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빅뱅 멤버 승리와 동업자 유모씨 등이 강남에서 운영하던 업소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을 빼내 승리 쪽에 알려준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그런 그가 2017년부터 1년여 동안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재직하며 승리, 유씨 등과 수 차례 골프를 치고 식사를 하며 관계를 유지해온 것이다. 역시 경찰 간부인 윤 총경의 부인에게는 K팝 공연 티켓이 제공됐다는 진술도 나왔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윤 총경 근무 당시의 이런 비위 사실을 감지하지 못했다. 대통령 친인척 관리 담당인 그가 업무와 무관한 외부인들과 골프를 치고 어울렸다면 민정수석실 근무 기강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입을 닫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버닝썬ㆍ김학의ㆍ장자연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한 마당에 청와대에서 재직했던 직원의 연루 사실이 드러난 것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윤 총경의 청와대 추천 과정과 근무 실태 등을 조사해 소상히 밝히는 게 옳다.

클럽 버닝썬이 성 접대, 불법 촬영, 마약 유통, 탈세 등 비리 복마전이 된 것은 경찰의 비호가 절대적이었다. 지금까지 현직 경찰관 4명이 입건됐고, 강남서 경정 1명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사건 초기 유착 의혹을 부인하기 급급했던 경찰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수사 상황에 따라 고구마 줄기처럼 윤 총경의 윗선이 나올 개연성이 있다.

야당에서는 윤 총경의 청와대 근무 경력 등을 들어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냐”며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경찰로서는 수사에서 성과를 낼수록 치부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여간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증거자료를 확보한 검찰은 경찰 수사가 미흡할 경우 언제든 뛰어들 태세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아니더라도 지금은 경찰 조직의 유불리를 따질 계제가 아니다. 좌고우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사하는 게 경찰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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