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내고장 문화] 전남 영상문화산업 균형 발전 위해 道 지원 절실

알림

[내고장 문화] 전남 영상문화산업 균형 발전 위해 道 지원 절실

입력
2019.03.20 16:02
수정
2019.03.20 16:39
0 0
전남 광양 이순신대교와 해양공원, 여수 돌산2대교 등지에서 촬영, 지난 1월 개봉해 1,626만명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 촬영 장면. 전남영상위 제공
전남 광양 이순신대교와 해양공원, 여수 돌산2대교 등지에서 촬영, 지난 1월 개봉해 1,626만명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 촬영 장면. 전남영상위 제공

전남영상위원회가 그 동안 많은 영화를 유치해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도내 구석구석 명소를 다양하게 알린 역할을 해왔지만 전남도의 예산 지원을 전혀 받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도가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전남영상위가 활동을 확대하고 영상문화산업의 발전과 혜택을 도내 22개 시ㆍ군 전 지역이 고루 누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도 예산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영상위원회는 2000년대 중반 한국 영화의 흥행기에 접어들면서 지역 홍보와 마케팅, 영상산업의 발전을 위해 광역 도시권에서 태동했다. 전남영상위는 부산, 전주, 서울에 이어 2003년 4월 전국에서 네 번째로 설립됐다. 당시 전남도에서 영상위 설립에 관심이 없자 순천, 여수, 광양 3개시 단체장이 모여 공동운영하기로 하고 비영리단체인 남도영상위원회를 출범했다. 임권택 감독이 명예위원장, 전남 고흥 출신인 김영빈 감독이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설립 당시 남도영상위는 영상 산업과 문화 기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출발했다. 첫 사업은 영상위 설립 취지인 영화를 유치하는 ‘남도 영화를 말하다’와 학생 교육을 담당한 ‘영상제작캠프’가 전부였다. ‘남도 영화를 말하다’는 영화감독을 초청해 영화를 보고 감독과 함께 대화하는 프로그램으로 영화를 보는 안목을 높이는 역할을 했고 ‘영상제작 캠프’는 미래의 영상인력을 키우는 교육의 장이었다.

이렇게 시작한 남도영상위는 기존의 프로그램에 문화적 요소를 더해 본격적인 활동영역을 넓혀나갔다. 사업 범위도 도내 전체로 로케이션 지원을 확대하고 2007년 이름을 전남영상위원회로 개칭했다. 이후 찾아가는 영화관 사업을 통해 영화 관람권이 취약한 농어촌 지역에 영화를 보급했고 의료ㆍ이미용 봉사, 장수사진, 노래공연 등의 서비스로 진화해 영화진흥위원회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전남영상위 조직위원장은 허석 순천시장이, 운영위원장은 배우 최수종씨가 맡고 있다. 주요 업무는 촬영 지원, 창작 공간 지원, 로케이션 팸투어, 지역영화인재 발굴, 전남연기캠프, 인도영화축제, 좋은영화보기 프로젝트, 찾아가는 영상문화 서비스, 미디어 교육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7월 전남 광양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8회 최수종과 함께하는 전남연기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연기 수업을 하고 있다. 전남영상위 제공
지난해 7월 전남 광양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8회 최수종과 함께하는 전남연기캠프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연기 수업을 하고 있다. 전남영상위 제공

지난해는 76편의 로케이션을 지원했으며 20편의 작품에 촬영을 도왔다. 이 가운데 1,626만명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을 비롯해 ‘말모이’, ‘나랏말싸미’ 등 영화와 ‘백일의 낭군님’, ‘흉부외과’, ‘플레이어’ 등 드라마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까지 15년간 로케이션 지원은 912편, 지원일수는 1만293일에 이른다. 촬영은 285편을 지원했다.

순천 드라마촬영장과 낙안읍성을 비롯해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고흥 소록도병원, 광양 이순신대교, 여수 돌산 향일암, 금오도 등이 영상물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화면에 노출된 도내 촬영지는 관광 상품이 돼 영화촬영 등으로 지난해만 지역에서 32억5,000만원의 소득을 올렸고 2003년 이후 434억5,000만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전남은 도내 대학 중에서 영화학과가 단 한곳도 없다. 영상분야가 취약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추진한 연기캠프는 지역청소년들에게 영화, 연기 등 예체능 분야의 재능을 발견하고 영화감독, 배우 등 미래의 영상인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해왔다. 학생들이 기초적 영상언어를 배우고 촬영 실습, 연기 수업을 경험하면서 영상제작 능력을 키웠다. 특히 지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 영상 문화산업을 저변으로 확대하는 성과도 냈다.

영상 촬영지 유치, 인재 양성, 경제유발 효과 등의 성과를 냈지만 지역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남 동부지역 3개 지자체만 예산이 지원되면서 촬영 지원이나 장소 제공이 동부권에 집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개시는 연간 운영비로 3억원(순천 1억5,000만원, 여수ㆍ광양 각 7,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목포를 중심으로 무안ㆍ신안ㆍ영암 등 주민들이 서남권 영상위원회와 미디어센터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영상위의 예산은 전국에서 꼴찌다. 올해 전국 12개 영상위 예산 운영현황을 보면 제주(65억원)가 가장 많으며 서울(46억원), 경기(45억원), 부산(43억원), 인천(25억원), 전주(17억원), 강원(13억8,000만원), 대전(8억4,000만원), 청주(5억5,000만원), 청풍(4억2,000만원), 충남(3억6,000만원) 순이다. 전남영상위가 동부권 3개 시 지원으로 유지돼 왔지만 영상산업 확대를 위해서는 전남도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허석(순천시장) 조직위원장은 최근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예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남영상위 관계자는 “최종병기 활, 명량 등을 제작한 순천 출신 김한민 감독이 내년 촬영을 목표로 ‘노량’, ‘한산’ 두 편을 전남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지역의 다양한 매력을 알리고 더 많은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을 유치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지역 출신 영상인력 배출, 영상 문화 산업의 도내 전 지역 균형 발전 등을 위해서는 전남도의 적극적인 지원과 예산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