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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연일 설전에도 톱다운 출구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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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연일 설전에도 톱다운 출구 열어놨다

입력
2019.03.18 15:15
수정
2019.03.18 18:4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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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실험은 신뢰 위반… 트럼프-김정은 매우 좋은 관계”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북미 합의 이뤄질 가능성 거듭 시사

볼턴도 “트럼프는 협상 원해” 톱다운 방식을 최후의 카드로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EPA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EPA 연합뉴스

미국과 북한이 핵ㆍ미사일 실험 재개를 두고 위협과 경고를 주고 받으면서도 정상간 특별 관계는 여전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톱다운 방식으로 협상을 풀어갈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톱다운 방식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많이 제기됐으나, 북미 대화의 원동력이 톱다운 방식이었던 만큼 대화 판 자체를 깨지 않으면서 최후의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는 것은 일종의 신뢰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그들이 실험을 다시 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멀베이니 대행은 그러면서도 “논의는 계속될 수 있으며 계속돼야 한다”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마주 앉을 수 있다고 예측한다”며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그것이 깨지지 않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관계가 위태로워졌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그것은 단지 그 시점에 합의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미래에 할 합의가 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3차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을 거듭 시사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 방식으로 빅딜을 이룰 수 있다고 기대한다는 얘기는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이 계속 발신하는 메시지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그들은 핵미사일 실험으로 돌아가는 방안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는, 도움이 안 되는 발언을 했다. 이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고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 위협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최 부상은 15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의 협상 중단 가능성을 위협하면서도 정상간 관계에 대해서는 “두 최고 지도자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말했다. 북한도 미국과의 협상 돌파구 마련을 위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남겨둔 것이다.

이처럼 북미 모두 톱다운 해법을 남겨두고 있지만 두 정상이 이전처럼 실무 협상을 건너 뛰고 다시 정상회담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3차 정상회담마저 노딜로 끝나면 김 위원장으로서도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고, 미국도 북한이 빅딜을 수용할 의사가 있을 경우 정상회담을 갖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실무 협상이 교착될 때마다 친서 외교로 북미 대화를 선두에서 이끌었던 두 정상의 관계는 하노이 회담 이후로는 북미 대화의 마지노선의 의미가 더 커진 상태다. 북미 모두 현격한 입장 차를 확인한 상태에서 정상간 관계마저 틀어지면 북미 대화의 판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상간 관계가 마지막 보루의 성격이 강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양측 모두 상황 관리 측면에서 정상간 관계를 깨지 않되 당분간은 향후 협상에 대비해 기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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