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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관리소홀로 인한 참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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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관리소홀로 인한 참변 가능성

입력
2019.03.14 17:04
수정
2019.03.1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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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이상 따른 마찰ㆍ정전기 가능성 규명 위한 모의실험

공정책임자 6명 입건…추가 입건 가능성도

[저작권 한국일보]지난달 14일 로켓 추진체 이형작업을 준비하다 폭발사고가 나 직원 3명이 숨진 한화 대전공장 입구 전경. 최두선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지난달 14일 로켓 추진체 이형작업을 준비하다 폭발사고가 나 직원 3명이 숨진 한화 대전공장 입구 전경. 최두선 기자.

경찰이 지난달 14일 직원 3명이 숨진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가 기계 이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를 규명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검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기계 이상을 인지했는데도 신속히 조치하지 않은 혐의로 사업장 공정관리 책임자들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경찰청 수사본부는 A(54)씨 등 한화 대전공장 사업장 공정관리 책임자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A씨 등은 공정관리를 소홀해 해 지난달 14일 오전 8시 42분쯤 한화 대전공장 70동 추진체 이형공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직원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5월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로 9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과실 치사상)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폭발사고가 발생해 또다시 경찰 수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경찰은 이번 폭발사고의 원인을 기계 이상으로 인한 마찰, 정전기 등 크게 두 가지로 압축했다. 경찰은 로켓 추진체에서 연료를 분리하는 이형작업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 코어(연료)와 이형기계의 센터가 맞지 않아 마찰이 생긴다”는 근로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화 대전공장 작업자들이 작성한 ‘위험요인 발굴서’에서도 지적된 문제다.

기계 이상 문제는 사고가 난 이형공실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에는 이형기계를 코어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연기가 올라온 뒤 곧바로 폭발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형기계와 코어의 센터가 맞지 않아 작업자들이 기계를 움직이는 장면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형기계와 코어의 센터를 맞추려고 작업자들이 이형기계를 1~2㎝ 정도 끌어당겨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마찰 등으로 인해 화약 성분 추진체에서 급속 연소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형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열이나 스파크는 추진체 폭발로 이어지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과 총포화약류관리법은 추진체를 위험물, 화약류로 분류해 마찰이나 충격, 정전기 등을 철저히 관리토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 한화 대전사업장 기술센터에서 마찰이 폭발로 이어지는지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모의실험을 하고 있다. 실험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해 대전고용노동청, 산업안전공단 등과 공동으로 폭발한 추진체 및 이형작업 설비와 유사한 설비를 만든 뒤 반복적으로 공정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다음달 초까지 실험을 반복할 계획이다. 실험을 통해 근로자들이 원인의 하나로 제기한 정전기 가능성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사측이 이형 작업 중 사고 위험 요인을 인지하고도 신속히 개선하지 않고 있다가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입건한 사업장 관계자의 관리 소홀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근로자들이 위험요인 발굴서에서 기계 이상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조치하지 않다가 3개월 후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입건한 사업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며, 필요할 경우 관계자를 추가 소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추가 소환 대상에는 한화 고위 관계자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한화 측이 지난해 11월 문제를 인지했지만 보수 계획은 올 하반기로 잡은 것까지는 확인했다”며 “기계 이상 문제를 인지하고도 곧바로 조치하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산업체인 한화 대전공장에선 지난해 5월 29일 로켓추진체 관련 폭발사고로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이어 지난달 14일 이 공장에서 또다시 로켓추진체 관련 폭발사고가 나 직원 3명이 숨졌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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