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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환자 5년새 21% 급증...취업난 고령화 탓 20대 70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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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환자 5년새 21% 급증...취업난 고령화 탓 20대 70대 많아

입력
2019.03.14 12:00
수정
2019.03.14 21: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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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병원에서 조울증 치료를 받는 환자가 크게 늘어났다.그러나 실제 발병한 환자가 늘어났다기보다는 진료를 받는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의료계는 보고 있다.(이미지 속 인물들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Figure 1병원에서 조울증 치료를 받는 환자가 크게 늘어났다.그러나 실제 발병한 환자가 늘어났다기보다는 진료를 받는 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의료계는 보고 있다.(이미지 속 인물들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30대 A씨는 올해 초부터 전에 없던 감정기복을 경험을 했다. 지난 겨울 연인과 헤어지고 우울해하다 올해 들어 갑자기 활력이 넘치고 잠을 거의 안 자게 된 것. 사회활동도 활발해져서 갑자기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돈만 날리고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걱정하는 부모에게 짜증을 내고 공격적 행동까지 보였다. 경기도의 한 병원을 찾은 A씨는 조울증 진단을 받고 최근 치료를 시작했다.

A씨처럼 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최근 5년간 21%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이상과 20대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환자의 건강보험 통계를 14일 공개했다. 2017년 기준 건강보험 가입자 중 ‘조울증’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은 8만6,706명으로, 2013년 7만1,687명보다 연평균 4.9%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많았다. 연평균 증가율은 70대 이상(12.2%)과 20대(8.3%) 60대(7.2%)가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10만명당 진료인원으로 따지면 70대 이상(305명) 20대(209명) 30대(195명) 전 연령(170명) 순서로 높았다.

조울증은 기분이 고조되거나 신체적, 정신적 활동이 빨라지는 등 ‘에너지가 넘치는’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다. 사회적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이 깨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분·생각·행동에 극단적 변화가 일어나는 질병으로, 약물이나 상담 등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Figure 2연도별 건강보험 조울증 진료 인원현황(그래프)
Figure 2연도별 건강보험 조울증 진료 인원현황(그래프)

조울증 환자 급증의 원인과 관련, 의료계에선 새로 병에 걸리는 사람이 늘었다기보다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2017년 진료 받은 인원 역시 전체 인구의 0.2%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조울증 유병률이 전체 인구의 2~4%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환자 대다수가 치료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노인 환자의 증가율이 특히 높은 것은 의학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조울증 환자의 수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정석 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또 “노년기에는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나거나 신체적 질병에 시달리는 등 스트레스 요인이 많아 양극성 장애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20대는 무한경쟁, 학업 스트레스가 커서 환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건보공단은 “조울증 증상의 빠른 안정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꼭 입원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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