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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영변 카드’만 고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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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영변 카드’만 고수했나

입력
2019.03.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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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다음 협상서 쓸 카드 남기려… 

 애초에 비핵화 의지 없었을 가능성도 

리용호(오른쪽) 북한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리용호(오른쪽) 북한 외무상이 1일 새벽(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세기의 핵 담판’이 결렬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꺼내든 영변 핵 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α)’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북한이 영변 카드를 마지노선으로 삼아 버틴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의 카드인 ‘영변 핵 시설’은 1960년대부터 핵 개발에 매달려 온 북측에겐 ‘북핵’의 심장이자 상징이나 다름 없는 곳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 이상인 890만㎡ 규모로, 시설 중앙을 관통하는 구룡강 주변에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ㆍ우라늄 등 핵 물질을 만들고 이에 대한 연구하는 장소 등 400여개의 건물이 밀집해 있다. 주요 시설로 5㎿e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 방사화학실험실을 포함한 재처리시설, 핵연료 가공공장, 우라늄 농축시설 등이 있다.

“1분이라도 귀중하다”고 할 정도로 절실하게 타결을 원하는 모습을 내비쳤던 김 위원장이 영변 카드를 고수한 건 북한이 ‘α’를 다음 단계, 평화체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협상 카드로 쓰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일단 영변 카드로 다급한 경제 제재를 풀고, 이후 체제 안정 등을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필요한 상응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용도로 우라늄 관련 시설 폐기 등을 내밀었을 것이란 의미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트럼트 대통령의 영변 외 시설 언급에 김 위원장이 놀랐다고 한 점에서 처음부터 양측 계산이 안 맞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새벽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 후 최선희 외무상 부상이 “수뇌회담을 옆에서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김정은)께서 미국에서 하는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들어하시지 않았나.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애초에 북한이 영변 외 북핵의 완전한 비핵화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영변 외 핵 시설 폐기까지 포함하면 북한이 보유한 핵 물질 총량이 드러나 밑천을 드러내는 셈”이라며 “북한이 처음부터 영변 외에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방침을 정하고 협상에 임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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