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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행사’로 끝난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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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행사’로 끝난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입력
2019.02.13 19:00
수정
2019.02.13 19: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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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당과의 통합 등 이념 갈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 대거 불참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손학규(가운데) 대표가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손 대표 왼쪽은 박주선 전 공동대표, 오른쪽은 하태경 최고위원. 연합뉴스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손학규(가운데) 대표가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손 대표 왼쪽은 박주선 전 공동대표, 오른쪽은 하태경 최고위원.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13일 창당 1주년 기념식을 열었지만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행사로 끝났다. 국민의당ㆍ바른정당 합당 때부터 이념 갈등 우려를 안고 시작한 바른미래당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간극을 전혀 좁히지 못한 듯한 모습이다.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르겠다”는 손학규 대표의 주장에도 한쪽에서는 보수를, 반대쪽에서는 진보를 외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으면서 당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2월 13일 창당한 바른미래당은 이날 국회에서 창당 1주년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손학규 당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소속 의원 10여명이 참석했으나,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정병국ㆍ이혜훈ㆍ정운천ㆍ지상욱 의원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대다수가 불참했다. 국민의당 출신이지만 보수 인사로 분류되는 이언주 의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손 대표는 행사에서 “보수든 진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합리적이고 개혁적이고 바른미래당이 추구하는 대의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동지가 될 수 있다”며 “바른미래당은 그들과 함께 새판짜기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당 소속 의원 상당수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손 대표의 이런 각오는 무색해졌다.

이번 행사 풍경은 창당 1년이 지난 지금도 하나가 되지 못한 바른미래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의 노선 갈등은 지난 8일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도 그대로 표출됐다. 이날 약 7개월 만에 당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유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보수재건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출신인 박주선ㆍ김동철 의원은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진보를 아울러야 한다고 주장해 마찰을 빚었다.

정체성 대립을 보여주는 장면은 이날 행사 직전에도 나왔다. 바른정당 출신인 하태경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지난 연찬회에서 우리가 많은 것을 합의하지는 못했지만 평화당과의 통합은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다시 통합 발언이 나오는 상황을 지도부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 당 차원의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날 박 의원과 김 의원이 평화당 의원들과 ‘한국 정치 발전과 제3정당의 길’이란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박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하 최고위원을 직접 찾아가 “당 대 당 통합 이야기는 해본 적이 없다”고 항의했다.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못하면서 당 안팎에서는 존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손 대표의 리더십을 향한 의문도 증폭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창당 주역인 안철수 전 의원의 복귀 필요성이 벌써부터 흘러 나오는 것은 손 대표 체제가 불안하다는 방증 아니겠냐”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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