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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정기 공채 폐지… 대기업 첫 채용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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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정기 공채 폐지… 대기업 첫 채용 혁신

입력
2019.02.13 14:55
수정
2019.02.13 20: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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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별 상시 공채 전환… 4차 산업혁명 인재 적기 수급 위해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신차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신차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창사 이래 고수해왔던 대규모 정기 공개채용 방식을 버리고 직무 중심의 상시 공개채용으로 전환해 인재를 뽑는다. 국내 10대 기업 중 정기 공채 시스템을 없애는 건 현대ㆍ기아차가 처음이다. 기존 정기 공채 방식으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제 때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본사 인사 부문(부서)이 관리하는 ‘정기 공개채용’에서 각 현업 부문이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직무 중심의 ‘상시 공개채용’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13일 밝혔다.

기존 정기 공채에선 상ㆍ하반기 각각 1회씩 연 2회 고정된 시점에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그런데 기업이 필요인력 규모를 미리 산정해 정해진 시점에 모든 부문의 신입사원을 일괄 채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 신입사원이 배치되는 시기엔 경영환경이 달라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인력 수요가 늘어난 부문의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는 게 불가능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정기 공채에선 현업 부문에서 인력 부족 현황을 인사팀에 알린 시점부터 인력 보강까지 대략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엔 1년 동안 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데 그 때 필요한 기술들을 갖춘 인재들을 즉시 배치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상시 공채로 전환하면 인력 확보 기간이 3~4개월로 대폭 줄어든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상시 공채 방식에서는 각 부문이 특정 직무의 인력이 필요한 때 채용공고부터 전형, 선발 등 모든 채용 과정을 직접 진행한다. 정기 공채에서는 기업 차원의 단일화 된 채용 방식이 적용됐지만, 상시 공채에서는 부서 별로 각각의 다른 채용 방법과 전형 과정을 진행하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시 채용에서는 기업 채용절차의 기본이었던 인ㆍ적성 검사가 부서에 따라 없어질 수도 있고, 면접만으로 직원을 채용할 수도 있다”며 “필요한 인력은 해당 부서가 자율적으로 채용 기준을 세우고 이에 맞는 필요 직무역량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조직 변경과 인력 관리 등도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실행하고 의사결정 하도록 해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ㆍ기아차는 상시 채용을 통해 수소전기차 분야의 인재를 적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입해 수소전기차 5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수소전기차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하려는 국내ㆍ외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 관련 인력 확보가 쉽지 않는 상황이었다.

지원자 입장에서도 현대ㆍ기아차의 상시 채용 시스템은 장점이 많다는 평가다. 연 2회에 불과한 기존 정기 공채 방식에서는 한번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면 6개월을 기다리거나 졸업을 유예해야 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반면 상시 공채에서는 관심 있는 직무를 중심으로 필요 역량을 쌓으면서 연중 수시로 취업 기회를 노릴 수 있다.

또 기업 차원의 일원화된 기준이 제시되는 정기 공채에선 지원자들이 희망하는 직무와 상관없는 불필요한 ‘스펙’까지 쌓아야 했다. 하지만 해당 부서별로 맞춤 별 채용 전형 과정이 시행되면 지원자도 하고 싶은 일과 분야를 정하고 그 분야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데 집중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의 산업환경에서는 인문학과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전공의 지식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가 요구된다”며 “각 부문별로 필요한 융합형 인재상이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는 부문별 채용 공고를 통해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역량을 상세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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