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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폄하 발언 뒷짐 지다가… “진상 파악” 꼬리 내린 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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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폄하 발언 뒷짐 지다가… “진상 파악” 꼬리 내린 한국당

입력
2019.02.11 17:40
수정
2019.02.11 23:4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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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김무성ㆍ서청원 등 비판에 반나절 만에 “진상조사”

여야4당, 막말 3명 제명 추진… 與, 역사왜곡 처벌법안 추진

김병준(오른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병준(오른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이 김진태ㆍ김순례ㆍ이종명 의원의 5ㆍ18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과 관련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스스로 사태를 키우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촉구한 데 이어 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잇따르자, 11일 뒤늦게 진상파악을 지시했다. 하지만 징계 논의엔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방관하는 사이 논란은 일파만파 커진 상황이라, 안이한 초기대응이 자기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5ㆍ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와 관련, 김용태 사무총장에게 △행사의 개최 경위 △행사 참석자 △발제 내용 △주요 토론자의 주장 △행사 참석자들의 발언 △주최측의 당 지도부에 대한 행사 개최 사전 고지 여부 등 공청회 전반에 대해 진상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비대위원장으로서 다시 한번 광주시민들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진상파악 지시는 반나절 만에 톤이 달라진 대응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은 당밖에서 잇따르는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 요구와 관련해 “우리 당내 문제니까 다른 당은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며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에게 “보수정당 안에 여러 가지 스펙트럼, 즉 견해차가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것이 보수정당의 생명력”이라고 말해 ‘세 의원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것이냐’는 오해도 샀다. 그는 곧바로 “당내 구성원 모두가 완벽히 하나의 생각을 갖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 아울러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징계를 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미였다”고 해명했지만, “지도부가 신중치 못한 말로 외려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그러나 이후당 내부에서 해당 의원들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상황을 좀더 심각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 의원은이날 입장문을 내고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한국당의 미래를 망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도록 해선 안 된다”며 “최근 일어난 상황에 대해 크게 유감을 표시하며, 해당 의원들이 결자해지 자세로 국민들의 마음을 풀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8선의 무소속 서청원 의원 역시 “객관적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일부 의원들이 보수논객의 왜곡된 주장에 휩쓸렸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의원들은 이 기회에 이런 생각을 바로잡고 국민 앞에 간곡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거세지자 논란의 당사자인 김순례 의원은 “제가 이야기한 부분은 오로지 5ㆍ18 유공자 선정 관련해서 허위로 선정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달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토론회에서 5ㆍ18 유공자를 ‘괴물 집단’이라 표현해 지탄을 받았다. 해당 토론회를 주최한 김진태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작년에 여야 합의로 제정된 5ㆍ18 진상규명법에 의하면 '북한군 개입 여부'의 진상을 규명하게 돼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이들 의원의 해명에도 다른 당과 시민단체에서는 제명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논란이 가라앉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이르면 12일 세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고 이들에 대한 제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중대한 역사왜곡을 처벌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키로 했다. 홍 원내대표는 “독일은 2차대전 직후 역사왜곡을 막기 위해 반나치법안을 신설했다”며 “우리도 민주주의 역사를 왜곡부정하며 범죄적 망언을 서슴지 않는 세력을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광온 의원은 작년 8월 5·18을 왜곡하거나 관련단체를 모욕비방하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한바 있다.

또 최경환 평화당 의원과 설훈 민주당 의원 등 5·18유공자인 국회의원들은 4당 조치와 별개로 14일 한국당 의원 3명과 지만원씨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손효숙기자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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