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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선언에 배박 논란… 한국당 ‘반쪽 전대’ 경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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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콧 선언에 배박 논란… 한국당 ‘반쪽 전대’ 경보음

입력
2019.02.10 17:05
수정
2019.02.10 18:4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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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ㆍ홍준표 등 당권 후보 6명 “일정 안 미루면 불출마” 최후통보 

 당 선관위는 불가 방침 재확인… 황교안-김진태 2파전 가능성도 


황교안 전 국무총리,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3파전으로 흐르는 듯했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겹친 전대 일정 연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따라 오 전 시장과 홍 전 대표를 포함한 당권 주자 6인이 ‘전대 보이콧’을 선언하면서다. 전대 강행이냐 연기냐의 기로에 선 가운데 최악의 경우 이들 후보가 불출마하고, 황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지면 ‘반쪽 전대’로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당권 출마를 선언한 안상수(왼쪽부터)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주호영, 심재철 , 정우택 의원이 10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한 뒤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전화 통화로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혀 공동 입장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권 출마를 선언한 안상수(왼쪽부터)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주호영, 심재철 , 정우택 의원이 10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한 뒤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전화 통화로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혀 공동 입장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후보 6인 “전대 일정 안 미루면 불출마” 최후통첩 

오 전 시장과 심재철ㆍ안상수ㆍ정우택ㆍ주호영 의원 등 5명의 예비 후보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2ㆍ27 전대는 2주 이상 연기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12일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장소 확보가 문제라면 여의도공원 등 야외라도 무방하다”며 “연기가 결정된 후에는 단 한 번도 거치지 않은 룰 미팅을 열어서 세부적인 내용이 협의ㆍ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의 경우 이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입장문에는 이름을 올렸다.

이날 합의에 따라 6명의 예비 후보는 예정됐던 전대 준비 일정을 즉시 취소했다. 오 전 시장은 언론 인터뷰, 지방 방문 일정을 줄줄이 보류했고, 홍 전 대표 역시 함께 전대를 준비하던 캠프 구성원들에게도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선거관리위는 이날 별도의 설명자료를 내고 사실상 연기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선관위 측은 전대를 1~3주 이상 연기하는 방안부터 야외에서 여는 방안까지 검토했으나, 일정 변경 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사무위탁을 하기 어렵고 야외 개최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등 여러 제약 때문에 원안 유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6명의 주자가 실제로 전대에 불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막상 후보 등록일이 되면 일부가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당선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른 주자들과의 결의를 ‘나홀로 번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내에선 선관위의 완강한 입장을 놓고도 뒷말이 적지 않다. 홍 전 대표 캠프의 강연재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관용 선관위원장님의 아들 박재우씨의 10년 전 부산 공천 예심탈락이 내년 총선 때는 어찌되나 한번 보자”라며 박 위원장이 아들의 총선 공천을 위해 황 전 총리를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총리가 지난 9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총리가 지난 9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진박논란 등 뚫고 대표 직행? 

반쪽 전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황 전 총리가 친박(근혜)계 주자가 아님을 시사하는 듯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까지 등장하면서 ‘황교안 대세론’ 역시 흔들리는 분위기다.

만약 전대 보이콧이 현실화할 경우 황 전 총리가 김진태 의원보다는 앞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의 면회 신청을 수차례 거절했다는 유영하 변호사의 폭로가 나온 뒤 이른바 ‘배박(背朴ㆍ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뜻)’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라 대표 선출까지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도 나온다.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자 황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느 당권 주자(오 전 시장)는 황교안이 진박(진정한 친박근혜) 논란에 휘둘릴 약체 후보라고 폄하한다”며 “분명히 하는데 모두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황 전 총리는 전날에도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최순실씨 국정농단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을 불허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그것도 했는데, 지금 얘기하는 문제보다 훨씬 큰 일들을 한 것 아니냐”고 억울함을 내비쳤다.

한국당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메시지 영향으로 친박 성향 당원들이 황 전 총리 대신 김 의원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남은 기간 황 전 총리가 진박 논란과 병역비리ㆍ당 물밑지원 의혹 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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