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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가에 모던 한식당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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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가에 모던 한식당 열풍

입력
2018.12.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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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파라디소의 모던 한식당 새라새.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아트파라디소의 모던 한식당 새라새.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국내 특급호텔에 한식당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동안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외면 받았지만 2016년 서울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이 호텔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미쉐린 3스타’로 선정되면서 한식당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뀐 것이다. 2016년만 해도 서울시내 특급호텔 중 한식당을 운영하는 곳은 단 4곳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선 8곳 이상으로 늘었다.

특급호텔들이 앞다퉈 한식당을 여는 건 ‘돈이 되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한식에 대한 관심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미식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라연과 가온 등 한식당이 3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3스타 식당으로 선정되면서 한식당을 찾는 고객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해 서울과 인천에 새롭게 문을 연 특급호텔 한식당의 특징은 전통 한식보다 모던 한식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인테리어부터 전형적인 한식당에서 벗어나 모던한 양식 레스토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메뉴도 한식과 양식의 경계를 허무는 창의적인 요리가 주를 이룬다. 전통적인 한식 재료를 활용하되 서양식 조리법을 적용하기도 하고, 한정식 형태를 벗어나 양식처럼 코스 메뉴로 선보이기도 한다. 유명 작가와 협업해 레스토랑만의 정체성을 담은 식기를 제작하는 등 심미적 효과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아트파라디소 ‘새라새’ 

아트파라디소 '새라새'의 조식 메뉴 전복미역국.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아트파라디소 '새라새'의 조식 메뉴 전복미역국. 파라다이스시티 제공

컨템포러리 한식 다이닝 ‘새라새’는 지난 9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내에 개장한 럭셔리 부티크 호텔 ‘아트파라디소(ART PARADISO)’에 자리해 있다. 새롭고 새롭다는 의미의 순우리말인 새라새는 정형적인 호텔 퀴진 스타일을 탈피해 서양식의 조리기법을 응용한 창의적인 한식 메뉴를 선보인다. 내부 인테리어도 한국의 전통미를 추구하는 데서 벗어나 높은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 등 이국적이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로 꾸며졌다.

새라새는 레스토랑에서 직접 재배한 한식 재료를 사용해 본연의 맛과 영양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산 옥돔을 부드럽게 구워 두 가지 양파 소스와 장아찌를 곁들여내는 ‘옥돔구이와 어간장 소스’, 국산 최상급 한우를 숯불에 구워 감자퓨레와 우엉 스틱을 곁들이는 ‘한우 안심 숯불 구이’, 부드럽게 익힌 바닷가재에 옥수수 크림이 어우러져 부드러운 맛을 내는 ‘바닷가재 구이, 비스크 소스’, 숯불에 구운 양갈비를 제철 채소와 함께 맛보는 ‘호주산 양갈비 숯불 구이, 제철 채소’ 등이 디너 만찬 메뉴다. 전통 한식에서 벗어나 서양식 재료와 조리법을 적극 차용해 한식의 외연을 넓힌 점이 특징이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페스타 다이닝’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페스타 다이닝'의 산 5-5 골동반상.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제공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페스타 다이닝'의 산 5-5 골동반상.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제공

도심형 리조트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지난해 7월 유러피안 레스토랑 ‘페스타’의 이름을 그대로 둔 채 모던 한식당으로 메뉴를 교체하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3층 규모의 단독 건물인 ‘페스타동’ 1층에 페스타 다이닝이 위치해 있으며, 2층에는 소연회장, 3층 루프탑으로 구성돼 있다. 페스타 다이닝의 인테리어는 전통과 현대적인 감성이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호텔 식음(F&B) 분야를 총괄하는 강레오 셰프 이사가 선보이는 시그니처 메뉴들과 제철 재료를 사용한 계절 한정 메뉴들이 페스타 다이닝의 경쟁력이다. 강레오 셰프가 1년 동안 전국 방방 곳곳을 다니며 찾은 식재료를 바탕으로 개발한 40여가지의 메뉴를 선보인다. 그 중 단연 주목할 만한 메뉴는 ‘산 5-5 골동반상’이다. 전통 한식인 비빔밥에 현대적인 레시피를 적용해 새롭게 변신시킨 요리다. 프랑스 음식 발로틴(저민 고기나 생선, 야채 등을 단단히 말아 삶은 것)을 비빔밥에 접목시켜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높다. 비빔밥이지만 각각의 재료 맛을 음미하기 위해 비비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이 특징이다. ‘강화도 75일 갯벌장어 복분자구이’, ‘포항 개복치 된장 물회’ 등도 페스타 다이닝만의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는 메뉴들이다.

 ◇파크 하얏트 서울의 '더 라운지’ 

파크 하얏트 서울의 모던 한식당 '더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 세트. 파크 하얏트 서울 제공
파크 하얏트 서울의 모던 한식당 '더 라운지'의 애프터눈 티 세트. 파크 하얏트 서울 제공

‘더 라운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파크 하얏트 서울 24층에 자리해 있다. 지난해 4월 리뉴얼 오픈하며 프리미엄 전통차와 모던 한식 다이닝 및 디저트 메뉴를 전면에 내세웠다. 더 라운지의 야심작인 ‘프리미엄 전통차 컬렉션’은 제주, 하동, 보성 등 국내 대표적 차 생산지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채취한 찻잎의 프리미엄 녹차를 다도 시연과 함께 제공한다. 서양식 애프터눈티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애프터눈 티 세트도 인기가 높다.

페데리코 하인즈만 셰프는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모던 한식 다이닝과 디저트를 제철 재료를 활용해 창의적인 방식으로 선보인다. ‘강남 컴포트 퀴진’은 자극적이지 않은 한국의 맛을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대표 메뉴다. 보쌈에 수비드 방식을 적용하거나, 드레싱에 분자요리법을 적용하는 등 독창적인 맛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서양식 코스 요리에서 접할 수 있는 디저트 메뉴를 한식 재료를 활용해 만든 모던 한식 디저트 메뉴도 인기다. 와인과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서양식처럼 식사에 곁들일 수 있는 한국 전통 주류도 구비됐다. 이강주, 문배술 등의 전통주는 물론, 한국 전통 주류를 기반으로 매실, 생강 등을 활용한 다양한 한식 칵테일을 선보인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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