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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감동을 무대로… 관객은 ‘무비컬’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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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감동을 무대로… 관객은 ‘무비컬’을 사랑해!

입력
2018.12.17 04:4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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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래시댄스’‘보디가드’‘빅피쉬’ 

 내년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 

 브로드웨이선 ‘물랑루즈’ 첫선 

내년 6월 미국 브로드웨이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물랑루즈'. CJ ENM 제공
내년 6월 미국 브로드웨이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물랑루즈'. CJ ENM 제공

간단한 문제 하나. ‘플래시댄스’와 ‘보디가드’ ‘라이온킹’ ‘겨울왕국’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영화라고 하면 틀리진 않지만 부족한 답이다. 노래가 영화의 정서를 이끌어 가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라고 하면 좀 더 정확하다. 음악과 장면이 어우러진 이들 영화의 또 다른 공통점은 성공한 뮤지컬이라는 것. 흥행한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한 이른바 ‘무비컬’(무비와 뮤지컬의 합성어)들이다. 무비컬의 대선배격인 ‘라이온킹’과 비교적 최근 영ㆍ미 무대에 올려진 ‘플래시댄스’와 ‘보디가드’ 등은 한국 무대를 잇따라 찾는다. 뮤지컬 시장의 흥행 키워드로 자리잡은 무비컬이 내년 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천장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속에서 열정적인 춤을 선보이는 영화 속 명장면을 무대 위에 되살린 뮤지컬 '플래시댄스'가 내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대국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제공
천장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속에서 열정적인 춤을 선보이는 영화 속 명장면을 무대 위에 되살린 뮤지컬 '플래시댄스'가 내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대국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제공

 2019년 한국서 선보이는 무비컬 

영화 ‘플래시댄스’(1983)는 ‘매니악’ ‘글로리아’ ‘아이 러브 록 앤 롤’ 등 수 많은 히트곡을 낳은 1980년대 인기 영화다. 용접공으로 일하는 알렉스는 밤에는 댄서로 변신해 시플리 댄스 아카데미에 진학하겠다는 꿈을 키워간다. 천장에서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열정적인 춤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뮤지컬 ‘플래시댄스’ 역시 이 장면을 무대 위에 되살렸다. 지난 7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폐막작으로 공식 초청돼 전석 매진을 기록한 ‘플래시댄스’는 내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5주간 공연된다. 2010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선보인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이다.

전설적인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1963~2012)의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가 삽입돼 기록적인 앨범 판매량을 낳았던 영화 ‘보디가드’(1992) 역시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2012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뮤지컬 ‘보디가드’는 영화에 삽입된 6곡과 휘트니의 다른 대표곡을 포함한 15곡이 뮤지컬을 채운다. 2016년 국내 초연됐던 이 작품은 내년 12월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대니얼 월러스의 원작소설(1998)과 팀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잘 알려진 ‘빅피쉬’(2003) 역시 뮤지컬로 한국을 찾는다.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빅피쉬’는 내년 한국 버전으로 새롭게 만들어질 예정이다. 두 작품 모두 국내 뮤지컬 제작사인 CJ ENM이 공동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프리티 우먼'은 1990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공식홈페이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프리티 우먼'은 1990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공식홈페이지

 브로드웨이 3분의 1이 무비컬 

무비컬은 제작사와 관객 모두 호감을 가질 만하다. 관객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스토리를 생생한 음악과 무대 위 퍼포먼스로 새롭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제작사 역시 이미 흥행이 검증된 작품을 무대 위에 되살리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적고, 소설과 달리 각색도 더 수월하다. 무비컬의 인기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은 이유다. 최초의 무비컬은 195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헤이즐 플래그’다. 브로드웨이에서 제작되는 뮤지컬의 3분의 1 가량이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고, 토니상 등 뮤지컬 상을 받는 비율도 무비컬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내년 6월 브로드웨이에서는 신작 ‘물랑루즈’가 공개된다. 2001년 개봉한 영화 ‘물랑루즈’를 뮤지컬로 제작한 작품이다. 1890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화려한 춤과 팝 명곡으로 관객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등 최근 유명 팝 가수들의 노래까지 추가했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2007) 역시 뮤지컬로 제작하는 작업이 2012년부터 진행 중이다. 영화배우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가 주연한 로맨스 영화 ‘프리티 우먼’(1990)도 뮤지컬로 제작돼 지난 8월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영화 ‘민 걸스’는 올해 3월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개막했다. 국내에서도 공연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킹키부츠’ 역시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해외에서 뮤지컬 팬덤을 형성한 ‘헤어스프레이’와 ‘스쿨오브락’도 마찬가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라이온킹’과 ‘겨울왕국’은 뮤지컬로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뮤지컬 '보디가드'. CJ ENM 제공
뮤지컬 '보디가드'. CJ ENM 제공

 성공하는 무비컬의 법칙 

하지만 모든 무비컬이 흥행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의 리처드 월러스는 지난 5월 박사논문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으로서의 영화에 대한 세 가지 논지’에서 영화 원작 뮤지컬이 성공하는 몇 가지 원칙을 다뤘다. 월러스에 따르면 1953년 이후 브로드웨이에서 제작된 무비컬 중 제작비를 회수할 만큼 성공한 작품은 80% 정도다. 우선 적극적인 주인공이 투지와 열정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야 한다. 특정 배우로 이미 각인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 예를 통해 월러스는 뮤지컬 ‘프리티 우먼’이 제작비를 회수할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줄리아 로버츠라는 배우가 캐릭터 그 자체라는 평을 받았던 영화인 데다 뮤지컬에서 두 주인공은 뚜렷한 목적 없이 마주쳐 플롯을 이끌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또 영화 원작에 과하게 의존하면 안 된다. 영화 ‘킹키부츠’는 신발 공장을 살리는 이야기에 집중한 반면, 뮤지컬에서는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캐릭터의 관계에 집중했기 때문에 뮤지컬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월러스는 “무엇이 좋은 뮤지컬을 만드는지 묻는 대신, 어떻게 음악이 영화와는 무관한 스토리텔링을 강화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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