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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리에 화상입고 목숨까지 위태했던 ‘덕구’, 다시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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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리에 화상입고 목숨까지 위태했던 ‘덕구’, 다시 걷다

입력
2018.12.05 19:01
수정
2018.12.05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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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구는 발가락 대부분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살아났다. 유엄빠 제공
덕구는 발가락 대부분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살아났다. 유엄빠 제공

네 다리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생명까지 위독했던 강아지 덕구(4살 추정)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학대로 끔찍한 상처를 입은 덕구의 소식이 알려진 건 지난달 15일. 덕구의 상태를 본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면서다. 동물보호단체 유기동물의엄마아빠(유엄빠)가 까맣게 그을린 발 사이로 핏물이 흘러내리는 덕구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면서 많은 네티즌들이 분노했다. 동물학대 범죄의 처벌 강화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지난달 21일 올라왔고, 5일까지 3만 5,000여명이 동의했다.

덕구의 상태는 목숨이 위태했던 구조 초기에 비해 많이 호전됐다. 덕구를 보호하고 있는 단체가 3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덕구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음을 떼는 속도도 제법 빠르다. 단체는 다시 걸음마를 뗀 덕구의 모습이 ‘산토끼’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여전히 덕구의 몸은 만신창이다. 왼쪽 뒷다리 피부가 아직 회복되지 않아 남은 발가락을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김명수 유엄빠 대표는 “병원에서 하루 두 번씩 상처를 소독하며 회복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며 “두 달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발견 당시 덕구의 모습. 유엄빠 제공
발견 당시 덕구의 모습. 유엄빠 제공

광주 남구 3층짜리 상가 건물 안에서 발견된 덕구의 당시 상태는 처참했다. 유엄빠에 따르면, 덕구는 시끄럽게 짖는다는 이유로 지난달 10일 행인에게 해코지 당했다. 네 다리의 피부가 검게 그을리고 핏물이 떨어져 지나간 자리에 붉은 발자국이 남을 정도였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지역 주민이 경찰에 신고하고 동물보호단체가 덕구를 구조한 시점은 학대를 당하고 5일이나 지난 후였다.

덕구는 발견 이튿날인 16일 서울로 옮겨져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병원 측은 덕구 상처가 뜨거운 물이나 화학약품에 의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단체에 알렸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전부가 아니었다. 염증이 온몸에 퍼져 신장 등 장기 기능에 이상이 생겼고, 심장사상충 검사 결과도 양성이었다.

그러나 덕구는 기적처럼 살아났다. 지난달 19일 발가락 70%를 절단하는 대수술을 받았고, 나흘 뒤인 23일에는 바닥을 딛고 설 수 있게 됐다. 상처 붓기도 점차 빠졌고 먹는 음식량도 늘어났다. 괴사한 피부를 걷어내는 수술을 한 차례 더 받고는 걸음을 옮길 수 있게 됐다. 발바닥을 바닥에 끌며 걷던 수준에서 종종걸음이지만 제법 걷는 모양새도 갖췄다. 수술 과정에서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게 덕구를 치료한 의료진의 소견이었지만 삶을 향한 덕구의 의지는 강했고 많은 고비를 넘을 수 있었다.

치료를 받은 덕구가 네 발에 붕대를 감은 채 누워있다. 유엄빠 제공
치료를 받은 덕구가 네 발에 붕대를 감은 채 누워있다. 유엄빠 제공

누가 덕구에게 상처를 입혔는지 경찰이 수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큰 진척은 없다. 광주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덕구 혈액과 털에 대한 성분 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했으나 발견된 화학물질이 없고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는데도 침입한 용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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