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북미 고위급 회담 임박? 스파이 채널 재가동

알림

북미 고위급 회담 임박? 스파이 채널 재가동

입력
2018.11.18 20:00
4면
0 0

폼페이오 측근 앤드루 김 방한… 판문점서 북측 인사와 만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미 정상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싱가포르=AP 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미 정상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싱가포르=AP 연합뉴스

정보 당국 간 접촉 통로를 가리키는 ‘스파이 채널’이 북미 사이에 다시 가동됐다고 볼 만한 동향이 포착됐다. 8일 열리려다 무기한 연기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간 고위급 회담의 임박 징후라는 분석이다.

18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장이 14~17일 한국에 머물렀고 이 기간에 판문점에서 북측과 만났다. 김 센터장은 7월 초 폼페이오 장관의 세 번째 방북 당시에도 판문점에서 이뤄진 사전 대북 물밑 교섭에 깊숙이 참여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센터장이 폼페이오 장관 대리인 자격으로 김 부장 대리인을 만나 회담 의제 등을 사전 조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금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 외무성 부상 간의 실무 협의보다 큰 틀의 어젠다 합의가 우선인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면 시기ㆍ장소는 이달 말 뉴욕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다.

최근 정황들을 보면 핵 신고 등 비핵화와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의 선후관계를 놓고 장외 신경전을 벌여 오던 북미가 다시 접점을 찾는 분위기다. 북한이 지난달 중순 붙잡아 억류해 온 미 국적자를 한 달 만에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관영 매체를 통해 보도하자 폼페이오 장관이 곧장 성명을 내고 사의(謝意)를 표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15일 미 방송 NBC와의 인터뷰에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전에 핵ㆍ미사일 목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지 않겠다고 했다. 핵 신고가 상응 조치의 전제조건이어야 한다고 고집하던 미국이 시한부지만 전향적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런 기류 변화는 대화 국면 전환 이후 자연스레 대북 제재가 이완되는 상황에서 중간선거 뒤 야당(민주당) 공세마저 거세질 듯하자 마음이 바빠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자세를 바꿨기 때문일 개연성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상회담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시간 지연 압박 전술에 북한이 대미 협상에 올인하지 않고 항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자 되레 미국이 초조해진 것 같다”며 “교착 상태를 더 방치했다가는 협상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미국이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대북 협상을 이끌고 있는 국무부 대신 다른 조직 소속 인물이 다시 등장했다는 사실을 ‘회담 임박’이라는 긍정적 신호로 봐야 하는지 일단 의문”이라며 “김 센터장의 동선이 노출됐다는 점에서 비밀 접촉 목적이라기보다 상시 정보 수집 활동 일환 아닌가 싶다”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