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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팬들과 소통… 힐링 선사한 힐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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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팬들과 소통… 힐링 선사한 힐만 감독

입력
2018.11.16 17:08
수정
2018.11.16 18:3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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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프로야구 SK에 통산 네 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떠나는 트레이 힐만 감독

‘아이 러브 유’(I LOVE YOU).

프로야구 SK의 트레이 힐만(55) 감독은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몇 차전 승부를 예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손가락 세 개를 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숫자 3을 가리키는 모양이 아닌 엄지와 검지, 새끼손가락을 사용했다. 이는 ‘당신을 사랑한다’ 의미를 지닌 수어(手語)였다. SK 구단 관계자는 “팬들에게 사랑과 존경의 의미를 담은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힐만 감독의 이 수어는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에도, 16일 인천공항에서 한국 야구 그리고 팬들과 작별을 나누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어졌다.

2016년 말 SK의 6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힐만 감독은 올해 프로야구 37년 역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동시에 이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겼다. 또 2006년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이력을 합쳐 사상 첫 한일 프로야구를 제패한 감독이 됐다. SK는 2년 계약이 만료되는 힐만 감독에게 연장 계약을 제의했지만 그는 고령에 병환 중인 노부모를 곁에서 모시고자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힐만 감독이 2년간 남긴 발자취는 뚜렷했다. 존중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팬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머리를 길러 모발을 기증하고, 산타로 변신해 소아암 환자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를 깜짝 방문해 선물을 주기도 했다. 또 지난해 5월엔 구단의 스포테인먼트 10주년 행사에서는 배우 김보성으로 분장하고 응원 단상에 올라 ‘의리’를 외쳤다.

감독의 권위보다 팬들과의 스킨십에 우선 가치를 둔 그는 성적(8년 만의 우승)과 흥행(홈 경기 100만 관중)을 모두 잡았다. 구단이나 팬들에게 그는 단순한 영어 이름 ‘힐만’(Hillman)이 아니라 ‘힐링맨’(Healing Man)이 된 셈이다. 떠나는 힐만의 뒤를 이어 SK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신임 감독은 ”팬과 소통하는 부분은 힐만 감독에게 많이 배웠다”며 “팬 없이 프로야구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분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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