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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곡성' 주연 손나은 "배우로서 신세계 탐험하듯 설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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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곡성' 주연 손나은 "배우로서 신세계 탐험하듯 설렜죠"

입력
2018.11.13 16:13
수정
2018.11.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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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나은은 “나에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쾌감이 느껴지더라”며 “캐릭터 영향으로 성격도 밝아졌다”고 말했다. 스마일이엔티 제공
손나은은 “나에게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쾌감이 느껴지더라”며 “캐릭터 영향으로 성격도 밝아졌다”고 말했다. 스마일이엔티 제공

“연기를 시작한 이후로 늘 영화를 동경해 왔어요. 또 하나의 꿈을 이룬 것 같은 기분이에요.”

긴장감에 굳어 있던 목소리가 은은하게 달아올랐다. 배우 손나은(24)에게 ‘영화’가 어떤 의미인지 표정이 먼저 말해 주고 있었다. 손나은은 8일 개봉한 영화 ‘여곡성’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2012년 영화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으로 이미 영화 현장을 경험했지만 주연배우로 한 작품을 책임지는 건 “에이핑크 앨범 발매 못지않게 설레고 떨리는 일”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한 손나은은 “영화를 찍고 개봉을 기다려 관객 앞에 선보이는 과정이 신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여곡성’은 아들 셋이 잇따라 기이한 죽음을 맞은 뒤 홀로 가문을 지키고 있는 신씨 부인(서영희)과 그 집에 며느리로 팔려간 옥분(손나은)이 집안의 섬뜩한 비밀과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공포영화의 전설로 불리는 1986년작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손나은은 결혼 첫날밤 남편을 잃지만 뱃속 아이를 지키기 위해 집안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옥분을 연기한다. 그는 “평소 공포 장르를 좋아하고 사극 연기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는 옥분에게 연민을 느꼈다”고 말했다.

옥분은 집안에서 기이한 죽음을 목격한 이후 자신에게 신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스마일이엔티 제공
옥분은 집안에서 기이한 죽음을 목격한 이후 자신에게 신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스마일이엔티 제공

손나은은 옥분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창조하고 싶었다. 원작은 일부러 보지 않았고, 대신 유영선 감독이 추천한 영화 ‘돌로레스 클레이븐’(1994)과 ‘장화, 홍련’(2003) 등을 참고해 분위기를 익혔다. 천민 출신 고아인 옥분이 서서히 감춰둔 욕망을 드러내는 과정을 손나은은 미묘한 눈빛 변화와 대사 톤 조절로 그려낸다. “옥분은 밖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지만 행동은 누구보다도 능동적이죠. 그런 면모가 여성 관객에게 잘 전달되길 바라요. 여성 중심 영화가 많아지는 데도 이 영화가 작은 보탬이 된다면 좋겠어요.”

손나은은 영화에 대한 애정만큼 자신의 부족함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특히 모성애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이라 충분하게 표현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처음엔 연기가 뭔지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2011년 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한 그는 2012년 SBS 드라마 ‘대풍수’에서 주인공 김소연의 아역을 맡으면서 연기에 입문했다. JTBC ‘무자식 상팔자’(2012)와 tvN ‘두번째 스무살’(2015),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2016),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7)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다졌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에 주눅들기도 했지만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아이돌 출신 수식어는 평생 떼어낼 수 없고 떼어내고 싶지도 않아요. 그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진실하게 연기하려는 노력만큼은 따뜻한 시선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손나은은 자신을 표현하는 즐거움을 깨닫고 있었다. 내성적인 성격도 외향적으로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이렇게 행복하구나. 처음으로 느껴 봤어요. 이제야 즐기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미술을 전공해서인지 패션과 무대미술에도 관심이 있어요. 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에이핑크는 어느새 활동한지 8년이 됐다. ‘배우’ 손나은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아직 못해 봤어요. 하지만 배우 손나은으로서도, 인간 손나은으로서도 사랑받고 싶어요. 제가 사랑에 고픈가 봐요(웃음).”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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