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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즐거움을 찾는 기혼자를 위한 SUV, 푸조 5008 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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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즐거움을 찾는 기혼자를 위한 SUV, 푸조 5008 GT

입력
2018.11.1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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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08 GT는 푸조 3008 GT보다 조금 더 매력적이었다.
푸조 5008 GT는 푸조 3008 GT보다 조금 더 매력적이었다.

이번에는 이견이 생겼다.

으레 시승을 하게 되면 같은 매체에 속해 있고, 또 어느 정도 통일된 차량 성향을 갖췄기 때문에 다른 기자들과 대부분 비슷한 의견이나 평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의 주인공, 푸조 5008 GT는 조금 달랐다. 아무래도 미혼자와 기혼자의 입장 때문이었을까? 애매한 7인승 SUV보다는 '조금 더 경쾌하며 즐거운' 5인승 SUV, 푸조 3008 GT의 손을 들어주는 동료 기자와 평가의 의견이 갈렸다.

맞다. 시승을 하는 시간 동안 여러 이유에서 푸조 5008 GT은 만족스러웠고 또 내심 정말 만족감을 느꼈던 푸조 3008 GT보다도 더 매력적이라는 생각과 함께 비 독일 시장에게는 '시린' 국내 수입 자동차 시장 전체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생각 또한 들기도 했다.

5008 GT ogs (6)
5008 GT ogs (6)

3열 SUV, 푸조 5008 GT

푸조 5008 GT는 푸조의 7인승, 즉 3열 SUV인 '5008'의 고성능 디젤 사양이다. 이와 함께 푸조 3008 계열과 함께 푸조의 새로운 SUV 라인업을 이끄는 중요한 모델 중 하나다. 사실 푸조 5008의 외형을 보고 있자면 7인승 SUV라 믿기 힘들 정도로 컴팩트하고 탄탄한 차체가 돋보인다. 실제 제원에 있어서도 전장이 4,640mm에 지나지 않아 5인승 SUV라 해도 대중들이 믿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체격을 갖췄다.

5008 GT ogs (7)
5008 GT ogs (7)

3008과 함께 디자인을 이끌다

앞서 말한 것처럼 푸조 5008 GT이 속한 5008 계열들은 아랫 단계에 위치한 3008과 함께 브랜드의 SUV라인업을 구축하는 중요 모델이자 푸조 브랜드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주요 모델이다. 그래서 그 어떤 모델들보다 '최신 푸조'의 패밀리룩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에 3008과 일체된다도 해도 무방한 전면 디자인을 갖췄다. 측면이나 후면 디자인에 있어서는 3열 SUV로 확장되는 과정을 거치며 변화가 제법 느껴지는 편이지만 전면은 말 그대로 '그대로 옮겨왔다'고 해도 무방할 수준이다.

5008 GT ogs (10)
5008 GT ogs (10)

최신 푸조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입체적인 전면 범퍼, 그리고 독특한 메탈 피니시의 가니시들이 자리한 프론트 그릴 등의 조합은 3008에서 보았던 아주 익숙한 모습이다. 혹자는 5008과 3008의 차이가 크지 않은 점을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패밀리 룩의 적용에서 일어나는 아주 흔한 일 중 하나일 뿐이다.

측면과 후면의 디자인을 보고 있자면 푸조 3008과 푸조 5008을 엔지니어 적으로는 완전히 분리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루프 라인은 물론이고 D 필러, 트렁크 게이트와 그 아래쪽의 차체 모두가 새롭게 구현되었기에 '뒤를 약간 늘렸다'는 것으로 설명하기 힘들 대대적인 작업이 거쳤을 것이다.이는 실내 공간과 안전 확보라는 명분도 있었겠지만 3008 계열과의 차이를 두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새로운 루프 디자인과 이 아래 자리한 측면 및 후면 디자인은 긴장감을 살려 경쾌함을 강조했던 3008 계열에 비해 훨씬 여유롭고 안정적인 이미지를 연출한다. 여기에 브랜드 고유의 후면 디자인을 곳곳에 배치해 누가보더라도 '푸조의 차량'이라는 느낌은 계속이어지면서도 7인승 SUV에 대한 '심리적인 당위성'을 확실히 느끼게 한다.

참고로 트림을 떠나 푸조의 투톤 알로이 휠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여전히 매력적인 실내 공간

푸조 5008 GT의 도어를 열면 곧바로 만족스러운 실내 공간이 펼쳐진다.

이 역시 푸조 3008과 같은 맥락이지만 푸조의 i-콕핏은 닮았을 음을 떠나 시각적인 구성에서 오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전체적인 조형미를 강조하느냐 일분 패널의 형태 및 조립이 다소 쉬울 때가 있다. 하지만 사람의 시선이라는 게 i-콕핏 전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 정말 세세히 찾아보는 게 아니라면 겉으로 드러나는 아쉬움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가죽과 직물, 그리고 우레탄 등을 적절히 조합하며 합리성과 디자인의 만족감은 물론 합리성까지 마련했으며 푸조의 독특한 감성 때문인지 실내에는 방향 카트리지 장착 및 방향제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 의외의 디테일까지 선호인다. 다만 시승 차량에는 방향 카트리지가 보이지 않아 다소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푸조 5008 GT 및 5008 계열들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늘어난 휠베이스로 얻는 3열의 공간에 있다. 실제 푸조 5008 GT는 2,840mm에 이르는 제법 넉넉한 휠베이스를 갖췄고, 이를 B-필터 뒤쪽으로 배치하며 2열 공간의 여유와 3열 공간의 탑재라는 성괴를 얻어냈다.

먼저2열 공간은 무척 만족스럽다. 기존 3008계열에서 휠베이스가 늘어난 덕에 얻은 혜택이다. 헤드룸은 조금 아쉽지만 고급스러운 소재와 질감이 돋보이는 시트에서 느껴지는 넉넉한 레그룸이나 시트의 만족감이 상당히 좋았다. 독립된 3개의 시트를 통해 탑승자들이 더 여유를 느끼게 된다. 다만 3열의 경우에는 사용에 목적보다는 '7인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행동이라 생각되었다.

크로스오버, SUV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역시 넉넉한 적재 공간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5008 GT 또한 적재 공간에서의 확실한 매력을 어필한다. 3열 시트까지 모두 사용할 경우 5008 GT의 적재 공간은 240L를 채우지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3열 시트를 접으면 952L가 확보되며 2열 시트까지 모두 접었을 때에는 2,150L에 이르는 넉넉하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진다. 덕분에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혹은 가족과의 시간에 초점을 맞춘 운전자에게도 충분한 어필이 된다.

여유를 품고, 여전히 즐거운 5008 GT

서론에서 밝혔던 것처럼 개인적으로 푸조 5008 GT가 푸조 3008 GT보다 더 매력적인 차량이라 느껴진 이유는 드라이빙에 있었다. 5008 GT는 기존 3008 GT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고, 차량의 구성에 있어서도 동일한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3008 GT가 그런 것처럼 5008 GT 또한 완성도 높은 뛰어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차량의 수치적인 변화가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것이다. 실제 푸조 3008 GT의 경우에는 컴팩트한 차체와 짧은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마치 '전고가 다소 높은 해치백'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기민하고 또 경쾌한 운동 성능을 자랑했다. 반면 푸조 5008 GT는 기본적은 움직임의 경쾌함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7인승 SUV의 면모를 갖추려는 듯 의외의 안정감과 얌전함을 과시한다.

자유로를 달리는 과정에서 푸조 5008 GT는 기존 3008 GT에서는 느낄 수 없던 안정감을 드러낸 것이다.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얻게되는 '정속, 고속 주행 안전성 개선'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속도를 높이더라도 노면에서올라오는 충격이 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길어진 휠베이스로 인해 차량의 무게 정심이 넘어가는 속도나 노면에 대해 반응하는 기민함이 조금 하락했다는 설명도 가능했다.

경쾌한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입장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변화가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푸조 5008이라는 그릇 자체가 현재 푸조에서 개발하는 차량 중에 '가장 패밀리카 답게' 개발된 차량이니 이러한 변화나 주행 특성을 충분히 받아드려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다시 한 번 프렌치 디젤 엔진에 대한 만족감을 표할 수 밖에 없다. 푸조 5008 GT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80마력과 40.8kg.m의 토크를 내는 2.0L 블루HDi 디젤 엔진은 어떤 상항에서도 제몫을 다하는 EAT6 6단 자동 변속기와 조합을 맺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수치적으로 아주 우수한 수치는 아니지만 5008 GT의 주행은 무척 만족스럽다. 적당한 출력에 푸조의 경쾌함과 어우러지며 일상은 물론 스포츠 드라이빙을 모두 아우를 수 있으며 또 디젤 엔진으로서 소음은 느껴지는 편이지만 진동 억제 능력이나 주행 중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의 반응성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운전자를 만족시키는' 모습이다.

푸조 3008 GT 대비 움직임이 안정적으로 변했다고는 하지만 푸조 특유의 '즐거운 드라이빙'은 확실하다. 3008 GT에 비해 반 템포 정도 늦는 편이지만 코너를 앞두고 따라 무게 중심을 매끄럽게 넘기면서 파고들고, 또 높은 한계치를 갖은 하체와 풍부한 제동력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활용해 연이은 코너를 탈출해보면 영락 없는 최신의 푸조 임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게다가 i-콕핏의 자랑인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이 주는 조향의 즐거움까지 이어지니 미워할 수가 없게 된다. 참고로 조향의 무게감이나 기본적인 감성은 3008 GT과 유사하나 긴 휠베이스로 후륜의 추종성이 살짝 낮아지고, 대신 조향 반응에 있어 조금 더 안정적인 느낌이 살아나며 '혼자'는 물론이고 '여럿이 즐기기도 좋은' 존재임을 증명한다.

푸조 5008 GT의 센터 터널에는 그립 컨트롤와 스포티한 사운드를 과시하는 스포츠 버튼이 자리한다. 그립 컨트롤은 전륜구동인 5008 GT이 조금 더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며, 애매하고 또 인위적이지만 듣는 즐거움이 좋은 V8 엔진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스포츠 버튼은 주행을 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 생각된다.

주행을 즐기는 기혼자의 선택, 푸조 5008 GT

솔직히 말해 싱글이고, 또 당분간 결혼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면 다른 기자들처럼 3008 GT를 선호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혼인 상태이며 또 가족 계획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3008 GT와 큰 차이 없는 뛰어난 주행 성능 및 주행의 즐거움을 갖추면서도 넉넉한 공간의 여유, 활용의 가치를 품고 있는 푸조 5008 GT가 더 시선을 끄는 게 사실이다.

가족을 위해 SUV를 찾고 있으나 그래도 '내 스스로의 즐거움'의 가치를 갖고 싶은 이라면 푸조 5008 GT를 주목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글: 이재환 기자 / 사진, 정리: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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