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국밥 한 그릇으로 시작했는데… 밥퍼나눔운동 벌써 30년 됐네요”

알림

“국밥 한 그릇으로 시작했는데… 밥퍼나눔운동 벌써 30년 됐네요”

입력
2018.11.11 16:19
수정
2018.11.11 20:01
22면
0 0

최일도 다일공동체 이사장

최일도 다일공동체 이사장이 11일 창립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봉사 받던 사람이 봉사 하는 사람으로 바뀔 때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제공
최일도 다일공동체 이사장이 11일 창립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봉사 받던 사람이 봉사 하는 사람으로 바뀔 때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다일공동체 제공

“국밥 한 그릇으로 시작한 나눔이 어느덧 30년이 됐네요.”

신학대 졸업반 학생은 백발이 성성한 어른이 됐다. 30년째 노숙인, 무의탁 노인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는 최일도(61) 다일공동체 이사장 얘기다. 밥퍼나눔운동은 하루 700~800명이 혜택을 보면서 지난해 ‘1,000만 그릇 봉사’를 돌파했다. 문재인 대통령 등 각계 유명인사를 비롯해 직장인과 학생 등 운동을 거쳐 간 자원봉사자만 50만명이 넘는다. 최 이사장은 “정부의 지원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대가 없이 마음을 모아준 ‘개미군단’ 덕분”이라고 했다.

1988년 대학생이던 최 이사장이 청량리역에서 사흘간 굶은 노숙인 할아버지에게 국밥 한 그릇을 사준 것이 나눔의 시작이다. “지나치려던 순간 들린 양심의 소리”가 그를 일깨웠다고 한다. 이후 청량리역에 나가 노숙인들에게 라면을 끓여 먹이면서 봉사의 삶이 시작됐다.

1990년 4월 교회의 후원으로 시작한 다일공동체는 2005년 20만명 후원 모집을 하며 국민운동으로 확산됐다. 그해 9월 필리핀을 시작으로 네팔, 중국, 캄보디아, 우간다 등 해외로도 진출했다. 세계 10개국 17개 분원을 설치해 식사뿐 아니라 빈민국의 교육, 의료, 자립까지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해외 진출 이유로 ‘민간 외교’를 들었다. “코피노 문제로 한국인을 증오하던 필리핀인이 우리가 필리핀 어린이들 구순구개열 수술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친한파가 되더군요. 민간 외교는 수백억 원을 들이는 것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숨은 봉사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요.”

밥퍼나눔운동본부의 건물 재건축은 풀어야 할 숙제다. 밥퍼나눔운동본부는 동대문에 위치한 임시 가건물에서 식사를 나눠주고 있다. 같은 자리에 버젓한 새 건물을 지어 노인 고독사를 방지할 휴식센터를 만드는 게 최 이사장의 바람이다. 그러나 노숙인 센터를 혐오시설로 여기는 주민을 설득해야 하고 후원금도 모아야 한다.

더 멀게는 다른 나라에 있는 동포들을 돕고 싶다. 연해주의 고려인, 만주의 조선족을 위한 시설 설립도 구상 중이다. 가장 큰 꿈은 북한 진출이다. “다일공동체는 ‘일치하는 다양성’이라는 의미도 있거든요. 남북 구분 없이 하나의 사회구성원이 될 때까지, 밥퍼나눔운동을 통해 우리의 진심을 전해 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가장 먼저 북한의 문부터 열려야겠죠.”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