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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첫 외부 출신 CEO… 구광모의 파격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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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첫 외부 출신 CEO… 구광모의 파격 시작됐다

입력
2018.11.09 16:50
수정
2018.11.09 18: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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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에 신학철 미 3M 수석부회장 선임

순혈주의 전통 깨고 안정보다 혁신 예고

연말 정기인사서 나머지 부회장단 거취 주목

신학철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LG화학 제공
신학철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LG화학 제공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9일 그룹의 모태 격인 LG화학 대표이사로 창사 이래 처음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선친 구본무 전 회장이 그랬듯, 구 회장이 취임 이후 안정보다 혁신을 표방하며 향후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만간 있을 연말 그룹 정기인사의 폭도 한층 넓어지는 분위기다.

◇기계공학 전공 첫 외부 출신 CEO

LG화학은 지난 7일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글로벌 혁신기업인 3M의 신학철 수석부회장을 내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LG화학이 최고경영자(CEO)를 외부에서 영입한 건 1947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신 대표 내정자는 충북 괴산군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후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미국 본사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한국 3M 소비자사업본부장(1992년), 필리핀 3M 지사장(1995년)을 거쳐 1998년부터 미국 3M 본사에서 산업용비즈니스 총괄부사장(2006년), 해외사업부문 총괄 수석부회장(2011년) 등을 거쳤다. 3M이 생산하는 의료용품, 전자ㆍ전기ㆍ통신 제품, 사무용품, 자동차ㆍ조선 부품, 보안제품 등 6만5,000여가지 제품을 아울렀던 셈이다.

신 내정자의 영입은 여러 면에서 파격이다. LG화학은 1947년 부산에서 락희화학공업으로 출발한 오늘날 LG그룹의 모태다. 그간 전통적으로 공채 출신, 화학공학 전공자를 CEO로 중용해 왔는데, 이번 구광모 회장의 선택은 글로벌 기업 출신의 기계공학 전공자였다.

LG화학은 우선 사업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간 주력이었던 석유화학에서 신소재, 배터리, 정보전자 소재, 생명과학 등 첨단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다, 주력인 석유화학에서도 해외 진출이 가속화돼 고도화된 글로벌 사업 운영 체계가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LG화학은 “신 부회장이 세계적 혁신기업의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ㆍ부품 사업 전반에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고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선제 대응하면서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ㆍ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판단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신 내정자는 2016년 한미상공회의소 연례포럼에서 “반바지만 입는다고 기업이 혁신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한국 경제 성장의 90%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ㆍ빠른 모방을 통한 성장)’ 전략에서 나왔지만 이제는 10,20년 장기 계획을 세워 혁신이 가능한 기업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연말 정기인사 폭 더 커지나

LG그룹 내부에선 이번 인사가 던지는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그룹 모태 격인 회사에 처음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 자체가 대대적 변화를 예고한 것 아니겠느냐”며 “연말 인사의 폭도 예측불가로 흐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LG그룹은 매년 11월말, 12월초에 이뤄지는 계열사 고위직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 그간 총수일가를 보좌해 온 6인의 부회장단(권영수 ㈜LGㆍ조성진 LG전자ㆍ박진수 LG화학ㆍ하현회 LG유플러스ㆍ한상범 LG디스플레이ㆍ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거취가 주목 받았는데, 가장 연장자인 박진수(1952년생) 부회장에 대한 이번 인사로 정기인사에서의 변화 폭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본무 전 회장이 취임 첫해인 1995년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 3명 등 354명을 역대 최대 규모로 교체한 파격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셈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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