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이면 ‘오늘 뭘 할까’가 탐탁지 않았고, 퇴근길에는 ‘이렇게 살아도 되나’ 어수선했”던 40대 사내라면, 사표는 필연이다. 그럭저럭 남들 기준 ‘쓸모’로 살았으니, 이제 나 자신의 쓸모를 찾고 싶었다. 앞서 이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한, 중국계 미국인으로 서울 가회동에 정착한 66세 빈센트에게 배움을 청했다.
쓸모 인류
빈센트ㆍ강승민 지음
몽스북 발행ㆍ272쪽ㆍ1만4,900원
빈센트를 사부로 모신 이유는 간단하다. 여자들 평이 좋아서다. “남자들은 어디에도 쓸데 없는 ‘동지애’를 가지고 으스대지만, 여자들은 어디에다 써먹을 데 많은 ‘쓸모’로만 사람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한국 남자는 모두 한번쯤 외국에 살게 해야 한다고, 그러면 귀엽기라도 한 강아지만큼의 쓸모라도 없는 자신들의 위상(?)을 깨달을 것이라 했던가. 퇴직 뒤 하릴없이 팍삭 늙어버린 삼식이가 돼서야 깨닫는 건 너무 늦다.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일상 속에서 제 쓸모를 부지런히 찾아 움직이는 빈센트는, 그래서 ‘쓸모’의 스승이다. 중ㆍ장년 남성의 쓸모란 무엇인가, 참고해볼 책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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