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HI★종영] ‘손더게스트’가 남긴 것들

알림

[HI★종영] ‘손더게스트’가 남긴 것들

입력
2018.11.02 18:16
0 0
OCN 제공
OCN 제공

‘손 the guest(손더게스트)’가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국내 최초 샤머니즘, 엑소시즘을 소재로 한 OCN ‘손더게스트’는 파격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매 회 화제의 중심에 섰다. 첫 방송 시청률 1.6%로 시작, 호러 장르물이라는 한계에 다소 아쉬움을 자아냈던 시청률 역시 최종회 4.1%까지 상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약 3개월 간 쉴 틈 없이 휘몰아쳤던 ‘손더게스트’는 끝을 맺었지만, 그들이 남긴 발자국은 깊게 남았다.

▲ 빙의·엑소시즘 장르물 포문 열었다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한 번도 제대로 시도된 적 없던 샤머니즘, 엑소시즘 소재의 등장은 ‘손더게스트’의 가장 값진 발자취다.

영화계에서는 ‘곡성’ ‘검은사제들’ 등을 통해 국내 시청자들에게 선보여졌던 장르지만, 연출에 대한 부담과 TV라는 매체 특성 때문에 드라마에서 엑소시즘과 빙의 같은 소재는 지금까지 도전의 ‘불가침 영역’ 같은 존재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엑소시즘과 빙의 등을 전면에 세운 ‘손더게스트’의 등장은 강렬했다.

브라운관을 압도하는 분위기와 OCN 채널 특성을 십분 살린 파격적인 연출, 빈틈없는 웰메이드 대본과 연출의 시너지는 국내 드라마의 소재 고갈 위기 속 ‘손더게스트’의 블루오션 개척을 가능케 했다.

실제로 ‘손더게스트’ 이후 OCN에서는 엑소시즘을 소재로 하는 ‘프리스트’와 ‘빙의’를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OCN의 성공 사례를 본보기로 지상파 및 케이블 채널들 역시 해당 소재를 활용한 작품에 대한 연출 가능성을 열었다. 그야말로 선구자적 행보가 아닐 수 없다.

▲ 드라마도 할 수 있다. 영화 뺨치는 연출력 터졌다

전에 없던 소재의 도전 역시 ‘손더게스트’의 비기(祕器)였지만, 이에 묵직한 힘을 실은 것은 영화 뺨치는 제작진의 연출력이었다.

앞서 OCN ‘보이스1’을 통해 강렬한 연출을 선보였던 김홍선 PD의 연출력이 ‘손더게스트’에서도 빛을 발한 것.

첫 회부터 영화 ‘곡성’을 떠오르게 했던 서늘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극이 후반을 달려갈 때 까지도 흔들림 없이 유지됐고, 이는 ‘손더게스트’가 웰메이드 장르물로 완성되는 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했다.

이 외에도 드라마에 음산한 분위기를 더하는 까마귀 사체, 벽에서 흘러내리는 피나 부마자들이 쏟아내는 물 등 다양한 특수 효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점 역시 연출의 퀄리티를 높였다. 이질감 없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던 CG 역시 보는 재미를 더한 요소였다.

앞서 영화 못지않은 웰메이드 작품들을 선보여왔던 OCN의 채널적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손더게스트’의 그것은 가히 역대급이라 불릴 만 했다. ‘손더게스트’를 기점으로 또 한 번 OCN 드라마들의 질이 동반상승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모이는 이유다.

▲ 김동욱X김재욱의 ‘인생캐’ 경신

마지막으로 ‘손더게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배우들의 호연이다.

주인공 윤화평 역의 김동욱은 악령에 빙의된 부마자와 감응하고 보이지 않는 존재를 쫓아다니는 캐릭터의 설정을 이질감 없이 표현해 내는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김동욱은 극 후반부 주변에 일어나는 비극적인 사건들을 통해 절망과 슬픔을 겪는 인물의 심리를 깊이 있고 묵직하게 그려내며 2008년 ‘커피프린스 1호점’ 속 진하림을 잇는 또 한 번의 브라운관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김동욱에 비해 초반 활약이 미비했던 김재욱 역시 극 후반 날개를 달고 브라운관을 압도하는 데 성공했다.

부마자의 저주에 걸린 이후에도 박일도를 없애기 위한 여정을 멈출 수 없었던 구마사제 최윤은 김재욱의 연기력이 더해지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데 성공했다. 또 최종회를 앞두고 박일도의 정체를 두고 자신에게 은인 같던 양 신부(안내상)과 자신의 친구가 된 윤화평(김동욱) 사이에서 고뇌하던 김재욱의 연기력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앞서 ‘보이스1’을 통해 역대급 악역으로 인생캐릭터를 만들었던 김재욱은 이번 작품을 통해 완벽한 주연 배우로서의 가치를 입증하며 또 한 번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

이 외에도 안내상, 이원종, 김혜은을 비롯해 부마자들로 매 회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조연배우들 역시 주연 못지않은 굵직한 활약으로 본인의 인생캐를 경신, 극에 힘을 더했다. 누구하나 빼놓기 아쉬운 원석들의 발견은 앞으로 그들이 다른 작품에서 보여 줄 활약에 기대감을 모은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