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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덮친 사이판에 군 수송기 보내 한국인 관광객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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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덮친 사이판에 군 수송기 보내 한국인 관광객 이송

입력
2018.10.26 18:28
수정
2018.10.26 23:5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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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명 발 묶여… 27일 파견 軍수송기 노약자 우선 이송

軍수송기로 사이판서 괌까지 보내고, 국적기로 한국행

25일(현지시간) 제26호 태풍 '위투'가 강타한 사이판의 국내 여행사 차량이 뒤집히고 파손된 채 방치돼있다.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제26호 태풍 '위투'가 강타한 사이판의 국내 여행사 차량이 뒤집히고 파손된 채 방치돼있다. 연합뉴스

슈퍼 태풍 ‘위투(Yutu)’의 미국령 사이판 강타로 현지에 발이 묶인 한국인 여행객의 조기 귀환을 돕기 위해 정부가 27일 사이판에 군 수송기 1대를 파견한다. 24일부터 사이판 국제공항이 잠정 폐쇄되는 바람에 현재 1,800여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불편을 겪으며 항공편의 재개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외교부는 26일 “내일 새벽 군 수송기 1대가 사이판 현지로 출발해 당일 오전부터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의 괌 이송을 추진할 것”이라며 “수송기는 고령자와 임산부, 유아, 환자 등 노약자 가족부터 우선 태워 괌으로 보낸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토교통부ㆍ항공사와 협조해 괌 출발 귀국 임시 항공편을 편성하고, 우리 국민은 사이판발 귀국 항공권을 환불하거나 괌발 항공권으로 바꿀 수 있도록 조치를 끝냈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국토부와 국방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 기관과 함께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군 수송기와 신속대응팀을 파견해 사이판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의 신속한 귀국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외교부는 도로 파손 등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숙소에서 사이판 공항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국민을 위해 임차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또 본부의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조속히 파견하고 식수 및 비상 식량, 상비약, 발전기 등 구호 물품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국민의 사이판 방문과 관련해 위기 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000여명의 우리 교민이 살고 있는 사이판의 태풍 피해로 현재까지 경상 1명 및 주택 4가구 손상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24일 밤부터 26일 오전(현지시간)까지 영향을 미친 위투 탓에 북마리아나제도에 속한 유명 휴양지 사이판과 이웃 티니언섬은 아수라장이 됐다. 현지 언론 사이판트리뷴과 뉴질랜드 매체 등에 따르면 건물이 무너지면서 최소 1명이 숨졌고 133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800명 이상이 거주지를 잃고 긴급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랄프 토레스 북마리아나제도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중대 재난 선언을 요청한 상태다.

티니언섬의 조이 패트릭 샌 니콜라스 시장은 “많은 가옥과 중요 인프라가 파괴됐다”며 “현재 전기와 식수도 끊긴 상태”라고 페이스북 동영상을 통해 밝혔다. 사이판 토박이인 글렌 헌터(45)도 AP통신과의 메신저 인터뷰에서 “최대 풍속일 때는 마치 여러 대의 기차가 달리는 것 같았다”며 “강풍 소리는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SNS 증언도 쏟아지고 있다. 대학 친구들과 여행을 왔다는 전모씨는 “호텔은 정전에 단수까지 되는 바람에 먹을 것도 없고, 돈도 없어서 고립돼 있다. 거리 나무들은 대부분 꺾여 있다”고 했다. “상점과 집들 모두 지붕이 뜯어져 나갔다”거나 “전봇대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져 있다”는 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여행객은 “한국 영사관에 연락을 해도 ‘당장 도움을 드릴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등의 불만도 터뜨렸다. 학생 12명이 단체여행을 간 경인교대 체육교육과 관계자는 본보 통화에서 “학생들은 현재 호텔에 피신해 안전한 상태지만, 항공사나 영사관 측에서 도움을 받은 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이판 항만당국은 외부로 나가는 항공편에 한해 28일부터 공항 이용을 허가할 방침이다. 크리스토퍼 테노리오 운영국장은 “관광객 등 섬에 고립된 이들 중 출국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28일부터 문을 열겠다”고 사이판트리뷴에 밝혔다. 그는 섬으로 들어오는 항공편도 이르면 일주일 후인 다음달 2일부터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일단은 무기한 폐쇄 상태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현재 사이판 노선을 운영 중인 국내 항공사들은 줄줄이 항공편을 결항시키고 있지만 임시편 투입 등 다른 방법도 찾고 있다. 국내 여행사들도 사이판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이미 판매된 상품의 경우 환불 조치에 들어갔으며 현지 체류 중인 여행객들을 위한 지원 대책도 마련했다. 현지 교민도 각종 정보를 공유하며 관광객 지원에 동참했다.

앞서 24일 밤 사이판과 티니언 등으로 이뤄진 서태평양 북마리아나제도에 상륙한 위투는 최대 풍속 시속 290㎞의 강풍을 동반한 ‘카테고리 5’ 상태에서 사이판 등을 강타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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