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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한테 다 퍼준다는데… 제발 경제 좀 살려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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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한테 다 퍼준다는데… 제발 경제 좀 살려 달라”

입력
2018.09.27 04:40
수정
2018.09.27 14:4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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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경북 김천 황금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 및 방문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의원실 제공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경북 김천 황금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 및 방문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의원실 제공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했듯이 추석은 모든 것이 풍성하고 인심도 넉넉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하지만 이번 추석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강하게 추진 중이지만 지역 경제는 되레 더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천에 위치한 재래시장 소상공인들은 하나같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하소연을 털어놨다. 시장에서 만난 치킨집 사장님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부담이 너무 늘어 아르바이트생 하나는 해고했다”며 “모두를 힘들게 하는 엉터리 정책을 더이상 고집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어머님의 오랜 단골이었던 미용실 원장님은 “아무것도 모르는 견습생들에게 기술을 전수해 주는 건데 교육비를 받아야지 거꾸로 급여를 30%나 올려주면 임대료는 어떻게 내고 뭘 먹고 살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턴 혹은 기술연수생에 대해 최저임금의 예외가 반드시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기계부품 제조회사 대표는 “최저임금 대상은 10여명이지만 중간급여층도 순차적으로 인상이 불가피해 인건비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면서 일부 미숙련 직원 해고와 추가 자동화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식품원료를 가공생산하고 있는 다른 공장 사장님은 “명절이나 나들이철 같은 특정시기에 일감이 몰리는 업종의 특성상 야근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은데 주 52시간 근무제로 납품기일을 맞추기 어렵다”면서 근무시간 연간총량제로 대체할 것을 주장했다. 상공회의소의 한 임원은 “대기업 납품회사 한 곳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의 충격을 견디다 못해 해외이전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추석 직전에 있었던 3차 남북정상회담도 무색하게 만나는 어르신들마다 나라걱정이 앞섰다. 지금 서민경제가 파탄지경인데 남북관계 개선이 밥 먹여주냐는 것이다. 노인정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늙은 우리들이야 정부에서 지원도 많이 해주니 뭐가 아쉽겠나. 김정은한테는 다 퍼준다는데 애들 취직도 시키고 잘 먹고 살 수 있게 제발 경제 좀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나라에서 큰일 하는 양반들이 싸우지 좀 말고 정신차려서 불쌍한 시골 서민들도 제대로 잘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하소연도 곳곳에서 들려왔다. 귀촌하신 어르신 한 분은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속고 있는 게 너무 원통하다”시며 보릿고개를 모르는 낭만적 통일주의자들의 불장난이라고 일갈하신다. 대부분 급작스런 남북 간의 군사회담이나 경제협력 약속에 비판적이었으나 일부는 진짜 통일이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는 분도 계셨다.

정부 정책은 반드시 당초 의도했던 선순환 효과와 아울러 악순환의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응 방안과 그 실효성까지도 미리 점검해야 한다. 설익은 국가 개입은 사회경제적 ‘생체실험’으로 큰 후유증과 생채기를 남기기 십상이고 자칫 심할 경우 치사상태에 이를 수 있어 조심스런 자세가 절실하다.

 송언석·자유한국당 경북 김천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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