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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인터넷 말놀이

입력
2019.04.12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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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병원 가서 물리치료 받고 왔어”, “왜?”, “병을 물리치료고ㅋㅋㅋ”(@Bre**) 트위터의 이 대화는 음운 단위에 초점을 맞춘 말놀이로서, ‘물리치료’와 ‘물리치려(고)’라는 유사한 소리를 이용하여 웃음을 유도하고 있다. 두 말의 뜻은 다르지만 통신 언어의 ‘음소 바꾸기’ 적용 결과 발음이 같아져 동음이의어가 되었다.

“보이스피싱한테 목소리가 잘 안 들리니까 좀 크게 말하라고 혼났다. 인생.”(@Kiy**) 이 보기는 일상에서 겪은 어이없는 상황을 다른 누리꾼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웃음과 재미를 주려 한 글이다. 도둑이 오히려 큰소리치는 격이라서 글을 보면 누구든 웃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언어와 이미지 등의 요소를 이용하여 재미와 웃음을 나누는 활동 또는 그 결과를 ‘인터넷 말놀이’라고 부른다. 인터넷 말놀이는 인터넷, 컴퓨터, 스마트폰, SNS가 언어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21세기 통신 언어 시대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자 언어문화다. 청소년은 말할 것도 없고 중장년층과 노년층까지 SNS에 접속하여 말놀이를 즐기며, 감동과 재미를 함께 나누려 한다. 또한 말놀이는 재미 나누기나 스트레스 해소 기능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전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기능을 함께 갖는다.

일상어 언어유희와 달리 인터넷에서는 언어와 사진, 그림, 동영상 등의 이미지가 결합된 복합형 말놀이가 훨씬 많은 편이다. 짧은 지면에서 예를 들기는 어렵지만, 언어와 이미지를 함께 이용한 복합형 말놀이는 언어 단독형에 비해 훨씬 간결하면서도 웃음과 재미 유발에 더 효과적이다. ‘짤방’이라는 새말이 쓰일 정도로 재미있는 사진 등의 이미지가 누리꾼들의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되었고, 인터넷의 새로운 연결 언어가 된 것이다.

이정복 대구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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