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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북한의 새 미래와 김정은의 전략

입력
2019.02.28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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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북한과 미국 정상 간 ‘세기의 담판’ 결과가 나온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는 지난 해 싱가포르 1차 회담의 그것을 뛰어넘는 성과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물론 관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이번 북미 정상 간 하노이선언에 따라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와 냉전체제의 해체 방향으로 몇 걸음 더 성큼 다가설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 지난 시절 북미 협상 실패 사례의 교훈은 합의도 중요하지만 이행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국전쟁 이후 65년 간 적대관계를 유지해왔던 북한과 미국이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를 함께 만들 수 있도록 합의를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북미가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한다 해도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인지 모른다. 다행스런 점은 과거와 달리 한미, 남북, 북미 관계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상황이라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구체적으로 새롭게 설계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 도래한 듯하다.

주목할 것은 이런 극적인 변화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과 의지에 의해 이뤄진 점이다. 그는 핵무기 대신 경제발전을 통해 체제 생존을 도모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제 핵을 가진 채 제재와 압박을 받아가며 생존에 급급한 북한이 아니라, 이전보다는 자신만만하게 경제건설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려 하는 것이다. 베트남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 이후 관광객 유입, 외국인 직접투자와 무역거래가 급증했듯이 북한도 점진적이나마 미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경제도약의 계기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아래 활력 있는 북한의 경제개발이 새로운 북미관계에 있어 밝은 미래 비전의 핵심이라고 밝히고 있기도 하다.

북한의 비핵화가 완전히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더불어 대북 제재완화 조치도 비핵화 범위와 속도에 비례해 취해질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북미관계 개선을 발판 삼아 경제발전을 위한 개혁ㆍ개방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오수용 경제담당 노동당 부위원장을 포함한 핵심 당 지도부를 베트남 개혁ㆍ개방의 생생한 현장으로 사실상 안내하고 있고 관련 동정 소식들을 북한 언론매체들을 통해 북한 엘리트는 물론 주민들과 공유하는 것도 임박한 추가 개방을 대비한 포석으로 읽힌다. 사실 사회주의 국가들의 개혁ㆍ개방의 가장 큰 걸림돌은 내부 보수 세력의 저항이었다. 북한은 훨씬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 베트남을 포함해 중국 방문 때마다 핵심 당 간부들을 대동하는 이유는 핵심 간부들을 자신이 주도하는 북한식 개혁ㆍ개방을 위한 핵심 지지세력으로 만들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회담 성과에 따라 관광개방과 더불어 국제사회 민간 자본 유치를 위한 과감한 법제도와 인프라 개선 의지도 밝힐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싱가포르 때와 다른 무게감이 느껴진다. 3월 1일부터 이뤄질 베트남 지도부와의 회담에서도 사회주의 개혁ㆍ개방 성공 경험을 폭넓게 공유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출범 직후부터 경제강국 건설 목표를 제시했고, 8년째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나름의 일관된 정책방향을 발신해왔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궁극적 목표도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실감할 수 있는 경제부흥 구상의 결실을 맺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의 미래를 새롭게 창조하려는 그의 야심찬 구상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은 여러 측면에서 북한의 새로운 미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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