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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서로 존중하여 부르는 직장 호칭

입력
2019.01.23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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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가족 간에 나이와 서열의 충돌로 호칭어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전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았다. 이번에는 사회에서 나이와 서열이 충돌하거나 직급 간의 상하 관계에서 발생하는 호칭어에 대해 살펴보겠다. 직장인들은 하루의 반 이상을 직장에서 보내고, 가정에서보다도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된다. 특히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도 해서 직장에서의 호칭어는 더욱 조심스럽다.

국립국어원은 2017년과 2018년에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 실태 조사를 진행하였다. 직장 내에서 직장 상사나 동료가 나를 ‘○○○ 씨’라고 부를 때의 기분을 물었는데, 절반이 ‘불쾌하다’고 답하였다. 또한 직장에서 상사나 부하든, 동료든 직함이 있는 경우에는 ‘과장(님), 대리(님)’ 등으로 부르는 게 옳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직함이 없거나 직위를 구분하여 부르진 않는 직장에서는 ‘○○○ 선생님, ○○○ 님, ○○○ 담당, ○○○ 프로’처럼 역할에 따라 부른다고 한다. 불과 8년 전인 2011년 ‘표준언어예절’에서는 직장 내 다른 직원을 부를 때, ‘○○○ 씨, ○○○ 군, ○○○ 양’ 등이 바른 언어 예절인 것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서는 ‘○○○ 씨’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 군, ○○○ 양’ 등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간 일부 직장에서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고자 직급 호칭 파괴 운동을 시행하였지만 성공적으로 정착하기에는 하급자의 부담으로 다가와 실효성이 낮아 보였다. 오히려 상사만 높여 부르던 직장 내 호칭 문화를 상사와 아래 직원 간에, 그리고 동료 간에 서로의 업무를 존중하여 직장 내 역할로 적절하게 부르도록 국민들이 만들어 가고 있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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