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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표준어란 무엇인가

입력
2018.12.24 04:4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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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사회 구성원들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만들어낸 약속이다. 표준어는 언어 중에서 표준이나 기준이 되는 언어를 가리키는데, 한 나라 안에서 모든 국민이 공통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기준으로 쓰기로 약속한 말이다. 우리말에서 표준어는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서 처음 정해졌다. 당시 조선어학회는 표준어의 사정(査定) 원칙을 ‘대체로 현재 중류 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정했는데, 1988년 ‘표준어 규정’에서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표준어의 사정 원칙이 바뀌었다.

그런데 ‘교양 있는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특정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닌 추상적인 개념이다 보니 표준어의 기준 자체도 대단히 모호하다. 그러다 보니 표준어를 ‘교양 있는 말’쯤으로 잘못 이해해 자칫 표준어를 구사하면 교양 있는 사람이 되고 표준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교양이 없는 사람이 된다고 잘못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표준어의 핵심은 ‘국민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말’이지 ‘교양 있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2014년 ‘개기다’, ‘꼬시다’ 등의 속어(俗語)도 표준어로 인정되었는데, 이는 모두 교양과는 거리가 먼 말들이지만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표준어로 등재된 것이다. 이외에도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갈구다’, ‘공갈치다’, ‘구라’ 등 1,151개의 속어가 등재되어 있다.

표준어가 모두 교양 있는 말은 아니기 때문에 신문과 방송 등에서는 표준어라고 해서 무분별하게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표준어는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말’이지 ‘교양 있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표준어 중에서도 교양 있고 품위 있는 표준어를 가려 사용해야 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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