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우리가 돈이 없지 노조가 없냐”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공식 출범

알림

“우리가 돈이 없지 노조가 없냐”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공식 출범

입력
2018.02.24 17:00
0 0
24일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조합원들이 포스트잇에 각자의 의지를 담았다. 한소범 기자
24일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출범식에서 조합원들이 포스트잇에 각자의 의지를 담았다. 한소범 기자

“교수님 가져간 제 돈 돌려주세요! 국가에서 준 연구비잖아요” “멋진 연구자가 되고 싶었는데 정작 대학원에 가니 책 볼 시간도 없었다” “학회간사 연봉 100만원 그나마 안 주는 학회도 있다네” “타이어보다 싼 대학원생!”

24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15층에서 열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출범식에서 대학원생들의 고충이 쏟아졌다. ‘통곡과 결의의 벽’이라 이름 붙인 칠판에는 대학원생들이 저마다 대학에서 겪었던 갑질과 부조리를 써넣은 포스트잇이 금세 가득찼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 24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15층 사무실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성균관대·고려대·동국대 등 전국 6개 대학 대학원생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지 두 달여 만에 20여 개 대학으로 가입이 늘어나며 기세를 확장하고 있는 대학원생노조가 공식적으로 그 출발을 알린 것. 50여 명의 조합원들이 모인 이날 출범식에는 공공운수노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문학협동조합 등 다양한 단체가 함께 하며 노조의 시작을 축하했다.

축사를 맡은 공공운수노조 변희영 부위원장은 “기득권을 가진 대학이 그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는 것은 더 이상 시대정신이 될 수 없다”며 “대학원생노조를 중심으로 한 청년노동자들이 세상을 바꾸는 주인으로 우뚝 서서 노동판에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학원생노조는 현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에 가입을 신청한 상태로, 3월 중에 의사 결정을 거친 뒤 공공운수노조 하급단체로 활동하게 된다.

지난해 조교들의 퇴직금 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장과 이사장을 노동청에 고발한 동국대 대학원생들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이용우 변호사 역시 출범식에 함께했다. 이 변호사는 “”대학원생들이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인식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의 연속이었다”면서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연구원생이나 강사 등 대학 내 다양한 노동자들의 노동3권과 제반 문제들이 노조를 통해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응원을 보냈다.

구슬아 대학원생노조 위원장은 출범식 대회사를 통해 “가속되는 대학의 기업화에 따라 대학원생은 노동계급 가운데 한 직종이 되었다”면서 “대학원생 주체들을 한 데 모아 당사자 조직으로서 협상이 필요한 곳에는 협상이, 투쟁이 필요한 곳에는 투쟁이 있게끔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가수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뜨거운 공연으로 분위기를 돋우며 노조의 출범을 축하했다. 조합원들은 “나는 이 땅의 당당한 노동자다”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활동 의지를 다졌다. 대학원생 노조는 앞으로 전국 대학의 연구ㆍ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하는 한편 연구노동 및 연구환경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각 대학원 총학생회와 연대해 각종 현안에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24일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 출범식을 가졌다. 한소범 기자
24일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이 출범식을 가졌다. 한소범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