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강릉 오벌 37.4㎞ 달렸다, 아시아 전설 이승훈 “베이징 가즈아”

입력
2018.02.25 15:09
8면
0 0

팀추월서 맏형으로 은메달

매스스타트에선 초대 챔프 올라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서

아시아 최초로 5개 메달

“4년 뒤에도 가장 앞서 달리겠다”

이승훈이 24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포효하고 있다. 강릉=김주영기자
이승훈이 24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포효하고 있다. 강릉=김주영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간판 이승훈(30)이 2009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우리는 아시아의 ‘빙속 전설’을 마주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승훈은 지난 24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범접할 수 없는 아시아의 전설로 거듭났다. 이승훈의 올림픽 금메달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1년도 안 돼 2010 밴쿠버올림픽 1만m에서 우승한 이후 두 번째다.

또 개인 통산 5번째 올림픽 메달(금2ㆍ은3)을 챙겼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5개의 메달을 수확한 선수는 이승훈이 아시아에서 최초다. 밴쿠버 대회 1만m 금메달, 5,000m 은메달, 2014 소치 대회 팀추월 은메달 그리고 이번 대회 팀추월 은메달에 이어 주 종목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추가했다.

당분간 이승훈을 넘어설 아시아 선수는 없다. ‘빙속 여제’ 이상화(29)와 일본 시미즈 히로야스, 고다이라 나오, 다카기 미호, 중국 예차오보는 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승훈은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베이징에서 메달을 추가하면 여자 쇼트트랙의 전이경(금4ㆍ은1), 박승희(금2ㆍ동3)를 제치고 한국 동계 종목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린다. 이승훈은 “4년이나 남았으니 열심히 준비하고 훈련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며 “많은 메달을 따서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승훈이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릉=김주영기자
이승훈이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강릉=김주영기자

그는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했다.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은 결과적으로 그의 인생에 ‘신의 한 수’가 됐다. 또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처럼 눈치싸움과 코너워크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매스스타트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운도 따랐다. 이승훈은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은 오랫동안 꿈꿔왔고 준비했다”며 “그 꿈을 이루게 돼 너무 감격스럽다”고 눈물을 흘렸다.

빙속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책임감도 강했다. 후배 김민석(19)과 정재원(17)을 이끌고 팀추월 결승에서 전체 8바퀴 중 절반 이상을 맨 앞에서 바람을 맞으며 달렸다. 메달권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5,000m와 1만m는 팀추월, 매스스타트를 준비하는데 체력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내가 포기하면 한국의 1만m는 사라진다”며 출전을 강행했다. 그렇게 혼자 강릉 오벌에서만 총 3만7,400m를 한국 빙속의 자존심을 걸고 달렸다. 이승훈은 “5,000m와 1만m는 체력 없이 안 된다”며 “훈련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시기에 베이징 대회까지 바라보는 이유도 자신 있게 답했다. 이승훈은 “훈련하는 동료들보다 더 하려고 노력했고, 후배들보다 앞에 서려고 했던 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면서 “베이징 대회에서도 가장 앞장서 달리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