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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가 궁금해?] 문 “부자 몸조심” 안 “만세 벽보 파격효과” 홍 “믿을 건 역시 태극기”

입력
2017.04.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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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TV토론 잘하는데“ 답답

시민과 셀카로 유세 방식 바꿔

심상정, 지지율 8%까지 오르며

“골든크로스 가능” 잔뜩 들떠

‘쇼트트랙’ 대선으로 불릴 만큼 짧았던 이번 5ㆍ9 대선의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5월 초 황금연휴 주를 제외하면 사실상의 ‘파이널 위크’였던 이번 주 내내 다섯 후보들의 선거전이 불을 뿜었다. 특히 5차례에 걸친 TV토론에 따라 각 후보의 지지율이 출렁거렸고 화제도 만발했다. 희비가 교차하고 있는 선거캠프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현장을 뛰고 있는 대선후보 마크맨 기자들이 카톡방에 모였다.

불타라 청춘(이하 불청)=TV토론에 대한 각 캠프 내부의 평가는.

아빠는 가출중(이하 가출중)=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TV토론은 ‘흑역사’로 남을 듯. 특히 3차 TV토론에서 ‘갑철수’ ‘MB아바타’ 발언을 꺼낸 게 결정적이었죠.

불청= 사실 안 후보가 말을 못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굉장히 흡입력 있게 말하는 편. 한때 ‘국민 멘토’로 자리매김 했고, 예능 프로그램 ‘무릎팍 도사’에서 ‘안풍’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죠.

가출중=안 후보가 서울 마포의 한 스튜디오를 빌려 ‘토론의 기술’을 연습했다고는 해요. 공보 분야 측근들이 나머지 네 후보의 대역을 맡아 리허설 하는 방식으로.

불청=한 방송기자 출신 의원의 평가. “청년 시절 술자리에서 단련된 토론 실력이 아니라 책으로 배운 것이라 그렇다.”

무심한벌꿀오소리(이하 오소리)=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차 TV토론에서 상대 후보에게 “이보세요” 혹은 “정책본부장에게 물어라” 등의 다소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 게 논란이 됐죠. 그런데 문 후보가 평소 말할 때도 직선적인 스타일이에요. 기자들에게 답변할 때도 다른 정치인들처럼 돌려 말하지 않죠. 결국 그게 화근이 된 셈. 이날은 연일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감기기운이 있었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그리고 막판 유세 앞두고 문 후보에게 맥주금지령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찬 음료가 목에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며칠 전 저녁 자리에서도 폭탄주 대신 소주만 몇 잔 마셨다고 하네요.

호밀밭의 세탁기(이하 세탁기)=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설거지’ 발언, ‘돼지흥분제’ 논란이 절정이었지만, 이상하게 지지율은 거꾸로 오르고 있죠. 캠프 내에서도 처음에는 ‘여성표 다 잃었다’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가, 홍 후보의 위기가 오히려 보수층을 결집시키자 놀라는 분위기.

불청=지지율이 8%까지 오른 심상정 정의당 후보 쪽 표정은.

오소리=심 후보는 페이스북에 “사무실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고 적었죠. 안 후보나 홍 후보와 ‘골든크로스’가 가능한 거 아니냐며 잔뜩 들뜬 분위기에요.

불청=반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TV토론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도 고전 중인데.

2년째 뻗치기중(이하 뻗치기)=유 캠프 쪽 사람들은 유세에서도 항상 하는 얘기가 “TV토론 보셨죠? 유 후보 잘 하죠?”인데 이게 실제 지지로는 이어지지 않아 많이 답답해 하죠.

불청=TV광고와 선거공보물에 대한 평가는.

가출중=안 후보는 이른바 ‘만세 벽보’가 화제가 됐죠.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각종 패러디들이 쏟아지면서 ‘노이즈 마케팅’ 효과가 높았다는 평이 나와요.

뻗치기=각 가정에 공보물이 도착하자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 공보물 밑에 두 손을 위로 뻗은 안 후보 공보물을 겹쳐 놓아 마치 안 후보가 포스터 판넬을 들고 있는 것처럼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놀이가 유행했죠.

세탁기=안 후보의 선거벽보는 홍 후보의 단골 네거티브 소재가 됐어요. 사진합성 시비를 빗대 “목은 안철수인데, 몸통은 박지원”이라고 빼놓지 않고 얘기했습니다. 반응도 확실히 좋았고. ㅎ

불청=선거벽보에 이어 선거공보물도 아마추어 논란은 여전한 듯. 가운데 접히는 선에는 글자를 넣지 않는 게 공보물 디자인의 기본인데, 곳곳에서 글자가 접혀 참 성의 없다는 평가도 나왔죠.

오소리=문 후보는 TV광고나 공보물에서 파격을 택하기보다는 안정감을 주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다만 세월호 배지 논란은 있었는데요. 원래 사진을 촬영할 땐 세월호 리본 배지를 달고 있었는데 공보물에선 이 배지가 삭제됐다는 겁니다. 문 후보 측에서는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이름과 기호에 세월호 배지가 반 이상 가려져 삭제했다”고 해명했지만, 보수표를 의식해 그런 거 아니냐는 의심이 나왔죠.

불청=후보 가족들도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는데.

세탁기=홍 후보 가족은 26일부터 총동원령. 후보는 대구, 부인은 강원, 두 아들은 서울 강남ㆍ강북, 이런 식으로 나눠 전방위로 뛰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 정현씨는 29일 결혼식을 하는데, 정작 홍 후보는 유세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고 동영상 편지만 보낸다고.

가출중=베일에 가려있던 안 후보 딸 설희씨도 전남 마라톤 대회에 어머니와 함께 참가하며 처음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됐죠. 유 후보에 이어 ‘제2의 국민 장인’ 탄생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나왔고.

오소리=반면 문 후보 아들 준용씨는 네거티브 공세의 핵심 표적인지라 행방이 묘연하죠. ㅎㅎ

뻗치기=가족 이야기 하면 유 후보 딸 유담씨도 빼놓을 수 없죠. 26일 신촌 유세에선 유세차에 직접 올라 마이크를 잡고, 홍대 유세에선 시민들이랑 일일이 셀카도 찍어주고, 선거운동에 이미 능숙해진 모습.

오소리=유담씨 선거운동 현장에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평소보다 대단했다는 말도. ‘뻗치기’님도 유담씨가 나오는 부분만 기사를 계속 고쳐서 올리더라는. ㅎㅎ

뻗치기=저는 순수하게 취재의 마음으로 접근했습니다만^^;;

불청=각 후보의 총력전을 평가한다면.

오소리=문 후보는 앞으로도 ‘부자 몸조심’ 모드 계속될 듯. 캠프 내부에서 유세현장에서 의원들의 ‘춤판’을 자제하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그래도 현장의 뜨거운 열기는 쉽게 바뀌지 않을 듯. 마지막 유세에는 얼마나 많은 인원이 모일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가출중=의원수 40명에 불과한 국민의당은 정치적 경험이 태부족하고 당세가 밀리는 점은 현실적 한계. 다만 이를 벗어나고자 ‘파격’과 ‘변주’를 선택한 용기는 인정해줄 만하죠.

세탁기=홍 후보는 지난 주말부터 태극기세력을 결집시키는 ‘대첩 시리즈’를 진행 중인데요. 불과 한 달 전만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라고 일침을 놓던 분이 이제는 ‘무죄’까지 언급하고 있죠. 막판 ‘콘크리트 보수표’라도 끌어 모아야 하는 게 선거의 현실이지만 실망스럽긴 하죠.

뻗치기=유 후보는 본인한테 맞는 선거운동방식을 찾아간 느낌입니다. 첫 주에는 지방을 돌며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목청껏 외쳤지만, 목만 쉬고 효과는 없었죠. 그냥 인사만 하면서 셀카만 쭉 찍는데, 그게 오히려 더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26일 하루 같이 유 후보가 같이 셀카를 찍은 시민 수를 제가 대략 세어보니 1,000명은 넘어 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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