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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선수들이 내 조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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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선수들이 내 조카랍니다”

입력
2018.02.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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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여고 강당서 주민ㆍ학생들

여자 컬링 준결승전 단체 응원

결승 진출 순간 600여명 환호성

23일 경북 의성여고 강당에 모인 주민과 학생들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23일 경북 의성여고 강당에 모인 주민과 학생들이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마지막 스톤이 김은정 선수 손을 떠난 23일 오후 11시 6분 경북 의성여고 강당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스톤이 중앙으로 들어가는 절묘한 샷이 성공하자 강당은 환호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마지막 10엔드에서 동점을 기록, 연장전을 허용한 뒤 강당을 가득 채웠던 탄식과 초조는 한 순간에 사라졌다. 주민과 학생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김은정 김영미 등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대표 선수 4명의 모교인 의성여고 강당에는 이날 대표팀과 비슷한 흰색과 남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주민과 학생 6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전국에서 울려 퍼졌던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고 대형스크린에 선수들의 얼굴이 비칠 때마다 이름을 연호했다.

우리 대표팀이 우위를 점하던 경기가 마지막 엔드에서 일본에 동점을 허용,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지자 강당에 모인 주민과 학생들은 바짝 긴장했다. 피를 말리는 승부 끝에 8-7로 승리가 확정되자 강당에는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이 없었다.

김은정 선수의 큰아버지 김광일(67)씨는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다. 의성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선수들이 바로 내 조카”라며 감격했다. 강당에서 함께 대표팀을 응원하던 김주수 의성군수도 “의성의 딸들이 너무 고맙고 대견하다”고 했다.

응원전이 펼쳐진 의성여고 강당은 경기 시작 전부터 한껏 달아올랐다. 의성군 공무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강당 앞에서 응원 온 주민과 학생들을 위해 어묵탕을 만들었다. 일부 주민들은 응원 온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빵을 부지런히 날랐고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피켓을 들고 일찌감치 응원전을 준비했다.

이날 오후 4시쯤 의성여고에 도착했다는 장운용(69)씨는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자리에 함께 하고 싶어 (의성군 단북면에서) 40㎞를 달려왔다”며 “먼 길 온 보람이 있다”고 했다.

의성여고 3학년 배해지(18)양은 “선배들이 당연히 이길 줄 알았다”고 했다. 같은 학년 신정민(18)양도 “컬링 덕분에 의성여고가 세계적인 고등학교가 된 기분”이라며 “언니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의성군 주민과 의성여고 학생들은 25일 오전 의성실내체육관에서 함께 결승전 응원을 펼칠 예정이다.

의성=글ㆍ사진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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