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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꼼수” “정직하지 못해”… 보수 야권, 문 대통령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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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만한 꼼수” “정직하지 못해”… 보수 야권, 문 대통령 맹공

입력
2017.05.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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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인선 원칙’ 수정 시사에

한국당ㆍ바른정당, 일제 비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보수 야권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제히 맹공을 퍼부었다. 전날 문 대통령이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 ‘5대 비리자 고위공직 배제’ 공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다. “거만한 꼼수”, “정직하지 못했다” 등 수위 높은 표현이 혹평에 동원됐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국당이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19대 대선 평가와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어제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전형적인 자기 합리화이자 거만한 꼼수라 생각한다”며 “오로지 청문회 통과를 위해 스스로 정한 인사 원칙을 어기고 자의적인 새 기준을 설정하는 것에 불과한 만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수용 불가’ 방침을 재차 천명한 것이다.

이어 그는 “특히 5대 원칙(병역면탈, 부동산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드러날 경우 고위공직 임용 배제)은 그야말로 원칙이고 실제 적용할 구체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궤변에 가까운 논리”라며 “상식과 원칙을 지키겠다고 수없이 선언하고도 필요할 때는 공약과 현실이 따로라 주장하는 것은 결코 문재인 답지 않은 비상식과 비원칙”이라고 비난했다.

또 “검증은 국회가 하고 청문은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데 무슨 근거로 국회 청문이 정치화됐다고 비난할 수 있는지 아연실색하다”며 “자의적 인사 기준을 청와대가 설정하고 국회가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것은 오만과 독선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새 정부 첫 총리로서 인준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어제 우리당 의원총회에서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인된 만큼 내일 본회의에서도 이런 원칙에 따라 행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 권한대행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서도 한국당의 이 후보자 인준안 표결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청와대가 인사 원칙으로 제시한 ‘2005년 7월 기준 위장전입 원천 배제’에 대해 “이번에 갑자기 문제가 터지니 내놓은 긴급 제안”이라고 평가한 뒤 “이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세 분이 다 공교롭게 위장전입에 해당되는데 그 기준이 ‘2005년 기준’에서 딱 벗어난다. 인위적인 잣대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 본회의장인) 로텐더홀에서 반대 시위를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문 대통령이 자기 모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이 양해해달라면서도 원칙을 지키겠다는 애매한 이야기를 했다”면서 “정직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공약파기”라고 비판했다. “공약을 임기 초에 바로 파기한 데 대한 부담과 사과요구 때문에 (문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한 것은 아니고 원칙적으로 지킨다’면서도 ‘세부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야당 시절 비판했던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아쉽다”고 하기도 했다.

이날 바른정당 의총에서는 더 강도 높은 비판도 제기됐다. 전 대표인 정병국 의원은 “대통령 스스로 국민과 약속한 5대 원칙이 무너졌으면 이 부분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표명해야 되는데 이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이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국회가 정치화하고 있다고 규정하는 것은 우리가 우려했고 경험했던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학재 의원도 “높은 지지율과 대선 승리로 밀어붙이려는 것은 정말 바른 길이 아니다”라며 “이런 권위주의적 태도는 곧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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