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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태극기집회 “올해 최대규모”… 곳곳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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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태극기집회 “올해 최대규모”… 곳곳서 ‘충돌’

입력
2017.02.2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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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근처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태극기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벌어진 몸싸움을 경찰들이 제지하고 있다.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근처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태극기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벌어진 몸싸움을 경찰들이 제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서울 도심에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촛불집회 참가자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가 몰린 가운데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했다.

이날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과 탄핵 반대 집회를 주최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각각 100만명, 300만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였다며 “올해 최대 규모의 집회였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오후 4시부터 ‘민중총궐기 투쟁본부(투쟁본부)’ 주최로 ‘2·25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뒤 6시부터 퇴진행동 주최 촛불집회 본행사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신속탄핵, 특검 수사기간 연장 등을 외쳤다.

본행사 무대에 오른 이호중 서강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는 “지금보다 더 담대하고 비장하게 주권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박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그 비호 세력을 구속해 새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탄핵 반대 시민들을 사랑과 포용으로 품었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변화를 맞이하고 봄을 부르자”고 덧붙였다.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모인 제 17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즉각 인용"을 외치며 촛불을 들고 있다.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모인 제 17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즉각 인용"을 외치며 촛불을 들고 있다.

가수 김원중과 허클베리핀, 마술사 이은결씨 공연도 이어졌다. 이은결씨는 투표용지가 돈으로 변하는 풍자 마술을 보인 뒤 “세월호 유가족들과 희생자 가족들에게 바치고 싶다”며 촛불을 노란 나비로 바꾸는 마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권 정치인들이 다수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본행사를 마친 8시부터 종로구 청운동과 효자동 삼청동 길을 따라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일부 행진대열은 헌법재판소와 종로에 위치한 대기업들의 본사 앞으로도 향했다.

이에 앞선 2시부터는 ‘대통령 탄핵반대’를 주장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들고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을 가득 매웠다.

탄기국이 주최한 ‘제14차 탄핵무효 애국집회’에선 박 대통령 탄핵 기각과 특검팀 해체 목소리가 높았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바로 하야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이 인용될 경우 헌법재판관 중 어느 누구도 안위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측 법률대리인인 서석구 변호사도 연단에 올라 “성경에는 ‘믿는 대로 이뤄진다’는 구절이 있다”며 “탄핵 기각을 믿으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윤상현 의원 의원도 연단에 올라 발언했다. 윤 의원은 “탄핵은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며 “야당의 집권야욕으로 가결된 만큼 헌재에선 기각할 것”이라고 했다. 태극기 망토를 두르고 마이크를 잡은 김 의원은 “내가 특검 연장법을 법사위에서 막았다. 헌재는 국회에서 엉터리로 해서 올린 탄핵안을 각하하면 된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 14차 탄핵 무효 애국 집회' 현장에 한 참가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형상화 한 탈을 쓰고 나타났다.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 14차 탄핵 무효 애국 집회' 현장에 한 참가자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형상화 한 탈을 쓰고 나타났다.

이날 경찰은 도심 일대에 212개 중대 1만7,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 했지만, 곳곳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충돌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다.

오후 4시쯤 서울시의회 앞에선 촛불집회 참가자 4명을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에워싼 가운데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결국 경찰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둘러싼 채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10여분의 대치가 끝났다.

4시40분 쯤에는 서울도서관 앞에서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시민을 비난하며 또 한 번 대치했다. 경찰의 제지를 받은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박경희(83)씨는 “일부러 이곳을 서성이며 시비를 붙이는 것”이라며 억울해 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한 이모(68)씨는 대한문 인근에서 인화성 액체를 휴대하고 있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액체를 들고 있던 사유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소속으로 알려진 양모(69)씨가 해병대 복장을 한 사람들에게 맞아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 중이다. 양씨는 앞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대한문 무대 앞에서 ‘이게 나라냐’라고 쓰인 유인물을 살포했다. 양씨는 안면 등에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글·사진=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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