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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라이프] 국산타이어는 중저가차에만… 국내 車업계의 푸대접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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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라이프] 국산타이어는 중저가차에만… 국내 車업계의 푸대접 ‘씁쓸’

입력
2017.10.17 14: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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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엔 수입 타이어 장착

車업계 “車성격에 맞출 뿐”

국내 타이어 기술력은 최고

벤츠ㆍ아우디 등과 계약 줄이어

“기술 차이 아닌 마케팅서 배제”

기아차 스팅어는 주행 성능을 높이기 위해 접지력 놓은 미쉐린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기아차제공
기아차 스팅어는 주행 성능을 높이기 위해 접지력 놓은 미쉐린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기아차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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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현대ㆍ기아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에서 지난달 15일 열린 현대차 제네시스 G70 출시 행사에서 신차 외에 또 다른 관심거리는 타이어였다. G70은 제네시스 다른 모델들처럼 국산 타이어 대신 미쉐린ㆍ브리지스톤사 제품을 장착했다. 앞서 6월 출시한 기아차 스팅어 역시 같은 업체 타이어를 채택했다. 2월 출시한 3,000만원대의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은 ‘미쉐린 16인치 에너지 세이버 A/S’를 적용했다. 최고연비 달성을 위해 노면과 타이어의 마찰을 최소화하도록 미쉐린과 현대차가 협업으로 제작한 타이어다. 반면 현대차가 7월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코나에는 넥센ㆍ한국타이어 등 국산업체 타이어가, 부분변경 모델로 올 상반기에 출시된 아반떼, 쏘나타 기본 모델에도 국산 타이어가 들어가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고급차에는 수입 타이어를, 중저가차에는 국산 타이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차 회사들은 과거와 다르게 다양한 성능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차량 성격에 맞춰 타이어를 선택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자동차 타이어를 차량별로 구분한다. 우선 엑센트, 아반떼 등 준준형차 이하에는 금호ㆍ넥센ㆍ한국 등 국산 타이어를 기본 장착하고 있다. 신형 SUV 코나에도 넥센 ‘N’Priz’ 한국 ‘KINERGY GT’ ‘Ventus S1 Noble2’ 등 국산 타이어를 적용했다.

중형 이상이거나 주행성능을 높인 터보 모델은 옵션으로 휠 크기를 키우면 타이어를 수입품으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쏘나타의 경우 가장 고가 모델인 가솔린 2.0 터보 선택시 18인치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다. 승차감이 우수해 수입차에서 선호하는 타이어다. 싼타페나 맥스크루즈도 옵션으로 콘티넨탈 ‘크로스컨택트 LX SPORT’등 수입 타이어를 고르도록 했다.

현대차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사는 소비자는 아예 국산 타이어를 선택하지 못한다. G70뿐만 아니라 G80은 미쉐린과 콘티넨탈을, EQ900는 콘티넨탈을 각각 기본 장착하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제네시스에 한국타이어가 적용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 브랜드답게 주행성능을 높이기 위한 특화 타이어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도 고급차인 스팅어, K9에는 콘티넨탈 등 수입타이어를 배치한 반면 K5에는 금호ㆍ넥센ㆍ한국타이어를 기본으로 썼다. 기본 모델에 비해 고가인 K5 터보에는 미쉐린 ‘파일럿 SPORT 3’를 채택했다.

한국지엠은 최고급 세단인 임팔라에 브리지스톤, 굿이어 등 수입업체 타이어를 사용했으며, 4,779만원에 이르는 볼트EV에도 미쉐린 타이어를 쓰고 있다. 볼트에 적용된 셀프-실링 타이어는 구멍이 생기더라도 내부에 도포된 실링제에 의해 자동으로 손상을 메워 공기 누출을 막는 특성이 있다.

중대형 세단인 말리부는 16인치에는 브리지스톤을, 17인치는 한국타이어, 19인치 콘티넨탈 등으로 구분했다. 특히 후륜구동의 고성능 스포츠카 ‘카마로SS’는 굿이어 이글 F1 어시메트릭3를 장착했다. 4짝 모두 교환하려면 200만원 이상이 드는 고가 타이어다.

국내 타이어 업계는 이런 추세가 “국산 타이어는 질이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프리미엄 수입 완성차 업체에 납품할 만큼 국내 타이어 제작 기술력은 최상 수준인데도, 완성차 업체의 마케팅 전력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상반되게 국내타이어 업체와 수입차 업체 간 납품계약 발표는 이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12일 혼다 2018년형 ‘어코드’에 들어갈 초고성능 타이어 ‘키너지 GT’를 납품키로 한 것을 비롯해 아우디 고성능 모델 ‘뉴 RS5 쿠페’, BMW 신형 레이싱카 M4 GT4, 메르세데스 벤츠 프리미엄 SUV GLCㆍGLC 쿠페 등과 최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넥센타이어도 폭스바겐 폴로와 신형 콤팩트 SUV ‘티록’에 공급키로 했으며 금호타이어도 폭스바겐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업체는 BMW 플래그십 모델인 ‘뉴 7시리즈’, 벤츠 ‘SㆍG클래스’, 아우디 대표 SUV ‘Q7ㆍ SQ7’, 닛산 픽업트럭 ‘프론티어’, 지프 ‘그랜드체로키’, 르노 ‘로간’ 등 다양한 차량에 납품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타이어업체의 주력 무대가 해외 시장이 될 정도로 타이어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푸대접하는 듯해 씁쓸하다”며 “신차에 탑재된 업체 타이어를 교환할 때도 계속 쓰는 소비 특성상 향후 국내에서 국산 타이어 비중이 더욱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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