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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절반이 250만원 미만…금융업 평균, 음식점업 3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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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절반이 250만원 미만…금융업 평균, 음식점업 3배까지

입력
2017.06.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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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1500만명 ‘소득지도’ 첫 작성…소득 불균형 심각

<1 남녀 격차 뚜렷>

전체 月 평균소득 329만원

男 390만원, 女 236만원

<2 대기업이 중기 2배 가까이>

300인 이상 기업 431만원

50인 미만은 238만원 그쳐

<3 50대 정점 이후 ‘소득 절벽’>

근속기간 따라 월급 늘어나

50대 386만원…60대 256만원 뚝

임금 근로자 1,500여만명의 소득 현황을 낱낱이 분석한 ‘소득 지도’가 나왔다. 표본조사나 설문조사가 아니라 일용직 등 일부를 제외한 사실상 급여소득자 전체의 정확한 소득 통계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자료 분석 결과, 임금 근로자의 소득은 ▦기업 규모 ▦업종 ▦성별 ▦나이 등에 따라 큰 격차가 있었다. 우리 사회의 소득 불균형이 그 만큼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월급 150만~250만원이 최다

22일 통계청의 ‘임금근로 일자리별 소득 분포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세전)은 329만원, 중위소득(소득 순으로 줄을 설 때 가장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은 241만원이었다.

이번 통계청 분석은 건강보험, 국민연금, 직역연금(공무원ㆍ군인ㆍ사학ㆍ별정우체국)에 가입한 임금근로자의 일자리 1,500만개의 보수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일용직, 특수형태종사자(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골프장캐디, 방문판매원, 대리운전사 등), 건보ㆍ국민연금 미가입자, 자영업자 등의 소득이 빠져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급여소득자가 포함됐다. 새 정부가 추구하는 핵심가치가 소득주도성장(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파악된 ‘소득지도’는 성장ㆍ분배 정책에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월평균 소득은 329만원이지만 실제 분포도를 보면 평균의 함정(평균치가 실제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월 150만~25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28.4%로 가장 많았고, 85만~150만원(19.4%), 250만~350만원(16.6%)이 그 뒤를 이었다. 월 550만원 이상을 받는 고소득자는 13.2%였다.

대ㆍ중소기업 간 격차는 2배 가까이 벌어져 있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월평균소득은 431만원이었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의 월평균소득은 238만원에 그쳤다. 50~300인 사업장의 월평균소득은 312만원이었다.

금융업 소득 숙박음식업 3.3배

업종별 격차는 최대 3배 이상에 달했다. 금융보험업 월평균소득이 578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전기ㆍ가스ㆍ증기 및 수도사업이 546만원, 공공행정ㆍ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이 427만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숙박ㆍ음식점업의 월평균 소득은 173만원으로, 금융보험업 소득의 29.9%에 그쳤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199만원)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228만원)도 월평균 소득이 낮은 업종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소득이 낮은 업종은 여자 취업자가 많은 업종이다. 지난해 하반기 고용조사를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 여자 비율은 81.8%였다.

성별 격차

성별에 따른 소득 격차도 분명했다. 남자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90만원이었고 중위소득은 300만원이었다. 그러나 여자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남자의 60.5%인 236만원에 그쳤고, 중위소득 역시 남자의 59.7% 수준인 179만원이었다.

소득 분포를 보면 여자 임금근로자들은 저임금 구간에 집중됐다. 여자 임금근로자의 70.6%가 세전 월급여 250만원 미만인데, 남자의 경우 이 비율은 39.4%다.

여자 임금근로자의 임금이 낮게 나타나는 것은 통상 여자보다 남자들의 근속기간이 길고,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규모 사업장에 남자 취업자의 비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제조업(남자 취업자 비율 71.7%), 전기ㆍ가스ㆍ증기 및 수도사업(85.2%), 건설업(91.9%), 공공행정 등(61.8%) 등 평균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에 남자들이 더 많이 일하고 있었다.

50대 소득 20대의 1.8배

나이와 근속연수에 따른 차이도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연령별 월평균 소득을 보면 50대에 정점을 찍었다 60대에 확 꺾이는 ‘소득절벽’ 현상이 확인됐다. 연령별 평균 소득은 50대가 386만원, 40대 383만원, 30대 319만원의 순이었다. 60세 이상(256만원)과 29세 이하(215만원)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근속기간과 월평균소득이 정비례하는 연공서열 현상도 확인됐다. 근속기간 20년 이상 임금근로자의 월평균소득은 678만원이었고, 10~20년은 511만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1년 미만의 경우 213만원, 1~3년은 262만원에 그쳤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앞으로 근로소득뿐 아니라 다른 소득 현황까지 파악해 격차의 실태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세청 등 소득자료를 보유한 기관과 협의해서 2~4년 내 소득 데이터베이스를 사업ㆍ연금ㆍ재산ㆍ이전소득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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