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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세상읽기]우리 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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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세상읽기]우리 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의미는?

입력
2017.06.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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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다. 2016년 1월에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4차 산업혁명이 의제로 채택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나타나고 있다. 1차, 2차 산업혁명은 각각 증기와 전기에 의한 생산의 기계화와 대량화를 특징으로 하고, 3차 산업혁명은 IT기술의 발전에 따른 생산과 일상의 네트워크화로 대표되는 ‘정보통신혁명’이다. 이에 비해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전면적 사회 변화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논의와 차별적 특성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의 융합적 활용이 나타나고 드론, 3D 프린팅, 가상현실 등이 보편화되어 생산 및 소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화하는 상황이 제시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장이 무성한 상황이다. 아울러 지나온 시간에 대한 경험적 분석이 아니라 예측과 전망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다 보니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기대와 우려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빅데이터로 세상읽기’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키워드로 하여 언제부터, 어떠한 논의가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이미 학술적, 산업적인 개념에 머물지 않고 일상화된 용어로 볼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이기에, 일반 국민들의 관심과 의견도 충분히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1월 이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폭증

먼저 언제부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일반적 관심이 나타났는지를 검색추이에 기반하여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구글에서 제공하는 트렌드 서비스를 이용하였는데, 키워드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을 활용하여 우리 사회는 물론 세계적인 추세 또한 살펴보았다. 검색량 데이터는 두 단계를 거쳐 추출했다. 먼저 2013년 이후 주간 검색량을 추출하고, 가장 많은 검색이 이루어졌던 2017년 6월 둘째 주를 100%로 하여 각 시기별 상대적 비율을 구했다.

결과에 나타난 흥미로운 점은 우리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검색 추이가 세계의 일반적 추이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즉, 세계경제포럼이 열린 2016년 1월을 기점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은 공통적으로 나타났지만, 세계적으로는 그 이후 지속적이기는 하지만 다소 감소된 관심으로 이어졌던 반면, 우리는 가파르게 관심의 정도가 증폭되었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에 있어서는 4차 산업혁명이 미래를 전망하는 ‘화두(話頭)’를 넘어 관심의 확산과 재생산이 급격하게 진행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중심적으로 이루어졌기에 이러한 양상이 나타났는지 같은 기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블로그와 뉴스 기사에 대한 연관어를 통해 파악해 보았다. 블로그의 경우, 다른 SNS에 비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체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분석 대상으로 설정했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일자리 공약과 관련하여 관심이 증폭

블로그에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나타난 주요 연관어들은 ‘기술’, ‘정부’, ‘대통령후보’, ‘일자리’, ‘기업’ 등이었다. 검색량의 폭증시기와 함께 내용적으로 볼 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보다는 2016년 말부터 시작된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일자리와 관련한 이슈로 부각된 것이 사회적 관심의 확산 근거로 파악된다.

4차 산업혁명을 구성하는 요소로 볼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의 단어도 나타나고 있지만,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안철수’를 비롯하여 ‘정책’, ‘대선’, ‘공약’ 등이 함께 출현하고 있다. 부족한 ‘일자리’의 마련을 위해 미래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고, ‘대학’에서의 ‘교육’ ‘혁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의 ‘개발’을 위한 ‘투자’ 및 ‘지원’의 중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본원적 관심이나 기대보다는 선거 국면에서 앞으로의 위기를 강조하는 의미로 언급되고 있었다. 뉴스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망과 해설 위주의 기사가 주를 이룬 것으로 보여지고, ‘일자리’를 비롯하여 선거과정에서의 관련 이슈 또한 블로그에서와 마찬가지고 나타나고 있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확산에 의한 사회 변화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은 이전 어느 시기보다도 급속하고 전면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래의 먹거리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변화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 사회의 뜨거운 관심은 반가운 일이지만, 체계적 대응을 위한 관심보다는 정치적 필요에 의한 ‘수사(修辭)’에 그치는 듯하여 아쉬움 또한 지울 수 없다.

과거 IMF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 IT에 기반한 정보화였던 것처럼, 앞으로 나타날 변화를 새로운 성장을 위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부족한 일자리 문제가 현재 우리 사회의 핵심 과제이고, 인공지능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부족한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리라는 불안도 존재한다. 하지만, 효과적인 대비가 이루어져 새로운 가치와 시장의 창출로 연결된다면 변화에 대한 불안은 오히려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로 바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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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출처: 검색량 데이터는 2013년 1월 이후를 대상으로 구글트렌드서비스(trends.google.com)에서 추출하였고, 뉴스기사 자료는 같은 기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 서비스를 이용함. SNS관련 블로그 데이터는 조사전문업체인 닐슨코리안클릭(koreanclick.com)의 버즈워드(Buzzword)를 이용하여 2017년 4월~현재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추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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