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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과 조성진·진은숙… 만추 물들인 컬러풀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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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과 조성진·진은숙… 만추 물들인 컬러풀 하모니

입력
2017.11.19 20:5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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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사이먼 래틀

베를린 필 이적 전 마지막 공연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협연

오늘은 진은숙 작곡 ‘코로스…’ 초연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협연을 펼쳐보이고 있는 사이먼 래틀의 베를린필과 피아니스트 조성진. 금호아시아나재단 제공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협연을 펼쳐보이고 있는 사이먼 래틀의 베를린필과 피아니스트 조성진. 금호아시아나재단 제공

“진은숙의 음악세계는 마치 보석상자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다양한 소리와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또 매우 특별하게 너무나 재능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이자 피아노의 시인인 조성진과 함께 연주하게 돼 기쁩니다.”

세계 최정상 악단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베를린 필)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서 마지막 내한 공연에 나선 사이먼 래틀은 두 한국 음악가를 극찬했다. 베를린 필이 조성진ㆍ진은숙과 함께 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베를린 필 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19일 첫 공연에 나서기 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간담회가 열렸다.

19일 서울 공연 직전 서초동 한 호텔에서 열릴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조성진, 지휘자 사이먼 래틀, 작곡가 진은숙.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19일 서울 공연 직전 서초동 한 호텔에서 열릴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조성진, 지휘자 사이먼 래틀, 작곡가 진은숙.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리허설 하며 DVD 보는 착각”

“베를린 필이 내 곡 연주, 꿈 같아”

조성진·진은숙도 감격에 젖어

20일 공연에서 진은숙 작곡가의 신작 ‘코로스 코르돈’이 국내 초연된다. 지난 4일 베를린에서 세계 초연됐다. 6~7분 가량의 짧은 곡이지만 래틀은 이 곡에 대해 “많은 컬러와 다양함을 지닌 곡이다. 마치 30분짜리 작품에 들어갈 정도로 어려운 테크닉 요소까지 넣어 위대한 곡을 써주었다”고 평했다. 그는 “여러분들께서는 ‘한국의 작곡가 진은숙’이라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베를린의 위대한 작곡가 진은숙’이라 생각한다”며 “진은숙의 스승인 리게티의 세계를 누가 이어갈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진은숙 작곡가는 이미 그 이상으로 잘 해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곡가 진은숙.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작곡가 진은숙.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진은숙 역시 베를린 필이 자신의 곡을 연주하는 데 대해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1984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휘로 한국을 찾은 베를린 필 공연을 회상했다. “표를 살 돈이 없어 무대 뒤로 들어가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앉아서 연주를 봤다. 30년 이상이 지나 그 베를린 필이 내 곡을 연주하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올해 피아니스트로서 꿈이었던 뉴욕 카네기홀 데뷔에 이어, 베를린 필과의 협연까지 이뤄냈다. 그는 “지난 1일 베를린에서 첫 번째 리허설을 하면서 ‘내가 DVD를 보고 있는 건가’ 했다”며 “그 만큼 굉장히 설렜고, 지휘자가 리허설 하는 것을 많이 찾아보는 편인데 지휘자들이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원래 베를린 필과 협연할 예정이었던 중국의 피아니스트 랑랑이 왼팔 건초염으로 연주를 취소하면서 그 대타로 조성진이 무대에 서게 됐다.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절친한 사이인 래틀에게 조성진을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래틀은 “저의 오랜 친구이자 가장 아끼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지메르만은 자신을 포함한 모든 피아니스트들에게 굉장히 비판적이다. 그런데 조성진에 대해 칭찬했을 때 이 친구가 어디 아픈 줄 알았다”고 말했다. 지메르만이 조성진에게만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래틀 역시 조성진의 연주를 들어보고 기꺼이 협연자로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래틀은 이번 투어 공연을 끝으로 16년 간 이끌었던 베를린 필을 떠나 런던심포니로 자리를 옮긴다. 래틀은 “베를린 필과의 긴 관계가 너무나도 좋지만, 이제는 다른 누군가가 맡아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런던심포니와 새로운 모험을 출발하게 되겠지만, 마음 한 켠에는 베를린 필이 항상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날 공연인 19일 베를린 필은 슈트라우스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시 ‘돈 후안’,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협연하는 라벨 피아노 협주곡 G장조과 브람스 교향곡 제4번을 연주했다. 20일에는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르슈카, 진은숙의 코로스 코르돈,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3번이 연주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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