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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 시너지를 본다" KT의 스타트업 투자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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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 시너지를 본다" KT의 스타트업 투자전략

입력
2022.05.0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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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희 KT 전략기획실장 인터뷰

"신생기업(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우선 고려하는 것은 기존 사업과 연계효과(시너지)죠."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는 KT는 어떤 원칙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할까. 이를 위해 KT에서 전략적 제휴를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인 김채희(48) 전무를 최근 만났다. 카이스트 경영과학과를 나와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경영공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삼일회계법인에서 벤처투자 담당을 하다가 KT로 옮겨 인공지능(AI) 사업단장, AI 및 빅데이터 사업본부장을 거쳐 현재 전략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대외 제휴와 협력을 총괄해요. 그 중 중요한 일이 스타트업과 협력입니다."

김채희 KT전략기획실장이 KT 광화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스타트업 제휴 방안을 밝히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을 "KT의 미래를 만드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KT 제공

김채희 KT전략기획실장이 KT 광화문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스타트업 제휴 방안을 밝히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을 "KT의 미래를 만드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KT 제공


"스타트업은 대표가 중요하다"

김 실장은 스타트업과 제휴 및 투자할 때 스타트업 대표들을 눈여겨 본다.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해당 스타트업의 대표를 만나는 것이 중요해요.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면 실행력, 속도, 끊임없는 스트레스를 견디며 진행하는 추진력 등 배울 게 많아요.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서 느낀 것들을 어떻게 KT에 살려서 변화를 추구할까 고민하죠."

인력과 자본이 풍부한 대기업들이 왜 스타트업과 제휴를 할까. 그의 대답은 명쾌하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DNA가 달라요. 대기업은 규모있는 사업을 힘있게 추진하는 장점이 있지만 스타트업처럼 시장 상황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기 힘들죠. 스타트업은 뛰어난 아이디어와 열정을 지닌 청년 개발자들이 모여 있어요. 대기업들은 이런 집단을 갖기 힘들어요. 무엇보다 그런 스타트업 문화를 가져와 대기업에 접목하는 일이 힘들죠."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제휴할 때 우선 고려사항은 시너지다. "시너지 측면에서 두 가지를 봐요. 스타트업이 KT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나, 나중에 충분한 투자효과를 거둘 수 있을 만큼 가치가 올라갈 만한 스타트업인지 살펴보죠. 당장 시너지가 보이지 않아도 KT에서 육성하려는 분야에 괜찮은 스타트업이 있으면 투자를 해요. 나중에 성장해 더 큰 가치를 돌려줄 수 있다면 훨씬 큰 시너지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가치 투자를 위한 협력을 많이 해야죠."

'ABC'와 로봇, 헬스케어, 핀테크, 미디어, 프롭테크 등에 투자

KT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ABC, 즉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몇 가지 사업군들이다. "ABC와 로봇, 디지털 건강관리(헬스케어), 금융기술(핀테크), 미디어, 부동산기술(프롭테크) 분야의 스타트업들 위주로 보죠.”

투자는 KT와 자회사인 KT인베스트먼트가 나눠 맡는다. KT인베스트먼트가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 보이면 KT에서 합류하는 식이다. "KT인베스트먼트는 초기 스타트업부터 시작해 많은 스타트업들을 만나요. 투자의 씨를 뿌리는 역할이죠. 이를 위해 KT인베스트먼트는 IBK기업은행과 모태펀드도 운영하죠. 투자한 곳 중에 KT와 협력을 원하는 곳이 있으면 다리를 놓죠."

''아기상어' 캐릭터로 유명한 콘텐츠 스타트업 더핑크퐁컴퍼니와 클라우드 스타트업 메가존클라우드 등이 대표적 사례다. "더핑크퐁컴퍼니는 KT인베스트먼트에서 먼저 투자하고 KT에서 따라 들어간 사례죠. 수년 간 경쟁사에서 '뽀로로' 콘텐츠를 독점해 KT에서 해결책을 찾다가 대항마로 선택한 스타트업입니다. 아기상어가 세계적인 콘텐츠가 될 줄 몰랐어요."

김채희 KT 전략기획실장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투자가 모든 제휴 협력의 공통 분모"라며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KT 제공

김채희 KT 전략기획실장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투자가 모든 제휴 협력의 공통 분모"라며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KT 제공


SaaS, 반도체, 디지털 물류 키운다

메가존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2020년 KT인베스트먼트가 먼저 투자하고 KT에서 올해 1,300억 원을 투자했다. "KT는 클라우드 사업자로서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가 필요했어요. 앞으로 메가존과 SaaS 업체를 공동 육성하는 사업을 할 수 있죠. 합자회사(JV)를 통해 인력을 육성하는 일도 할 예정입니다.”

AI와 반도체 분야의 F사와 M사, 로봇제조업체 베어로보틱스도 KT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에 기대를 하는 곳들이다. "F사와 M사는 두 스타트업들이 먼저 KT와 협력하고 싶다며 찾아왔어요. 가상화 클러스터링을 통해 고가의 그래픽처리반도체(GPU)를 빌려주는 형태의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인데, 잠재력이 큰 사업이죠. 베어로보틱스는 자율주행 로봇을 만들어요. KT는 로봇을 만들지 않지만 베어로보틱스에 없는 전국 영업망을 갖고 있으니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죠."

디지털 물류 사업도 스타트업 육성 목록에 올라 있다. "KT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해 합자회사로 디지털 물류회사도 만들었어요."

판교에 스타트업 육성센터도 운영 예정

김 실장은 스타트업 투자가 내수 산업이라는 통신서비스의 한계를 벗어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노틸러스, 스톰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벤처투자사들이 운영하는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스타트업들을 찾고 있어요."

이를 위해 스타트업 육성 공간도 마련한다. "경기 판교에 위치한 KT 사옥에 육성센터를 만들어요. KT에서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내년에 입주할 예정입니다."

KT 직원들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직원들이 스타트업에 도전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있어요.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내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괜찮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직원에게 신한금융에서 투자하고, 분사시켜 지원할 수 있죠."

그만큼 김 실장은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스타트업 제휴를 늘릴 방침이다. "어떤 분야의 스타트업 몇 개사에 투자한다는 수치는 의미 없어요. 떠오르는 분야의 스타트업을 계속 찾아서 제한없이 투자해야죠. 스타트업은 KT의 미래를 만드는 동반자입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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