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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적극적인 코로나 검사도 안 하면서 수습되기만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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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적극적인 코로나 검사도 안 하면서 수습되기만 원해”

입력
2020.03.27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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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미 마사히로 日 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

“경증·무증상자에 유전자 증폭검사와 집단감염 찾는 클러스터 병행해야

현장선 드라이브 스루 도입 원해… 인구 구조상 노인병원이 가장 우려

日 시민들 벚꽃놀이 즐기는 등 코로나 위기 의식 현저히 약해져”

 

 

가미 마사히로 일본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이 2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가미 마사히로 일본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이 2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만약 일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성공적인 모델이라면 전 세계가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정답이겠죠.”

가미 마사히로(上昌廣) 일본 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은 26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일본의 감염 속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히 느린 이유를 묻자 “유전자 증폭(PCR) 검사도 하지 않으면서 한국ㆍ중국보다 빨리 수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처럼 경증과 무증상자에 대한 적극적인 PCR 검사와 집단감염을 찾아내는 클러스터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명한 의사이자 진균감염증ㆍ혈액종양내과학 분야 권위자로 비영리조직인 의료거버넌스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가미 이사장은 지난 10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공청회에서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를 모범사례로 들며 일본 정부에 적극적인 검사를 촉구한 바 있다.

-일본의 코로나19 관련 상황부터 전반적으로 설명해달라.

“한국에 비해 감염자 수는 적고 사망률은 높다. PCR검사를 하지 않아 감염자 발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일본의 사망률은 3.5% 정도인데 결국엔 1% 가량인 한국과 비슷해질 것이다. 일본 인구가 한국의 3배이고 현재 일부 감염자만 확인된 점 등을 감안하면 일본 내 실제 감염자는 수만명일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도 이달까지 하루 8,000건 검사가 가능할 거라는데.

“진짜 문제는 검사를 받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달 29일 상담 건수는 5,414건이었지만 실제 검사를 받은 사람은 159명에 불과했고, 이달 9일엔 5,420건에 251명이었다. 발열 증상이 2~4일 지속되고 보건소 상담을 거쳐야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규정 자체를 완화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검사에 소극적인 이유는 뭔가.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 경제적인 피해와 함께 도쿄올림픽 개최도 영향을 받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연기됐지만 달라질 지 모르겠다. 아마 ‘올림픽 개최를 의식해 감염 확산을 숨겼다’는 비판을 의식할 것이다. 한마디로 의지가 없는 것이다.”

-민간 병원에서도 검사가 가능해졌는데 검사 건수에 큰 변화는 없다.

“일반 병원도 검사에 적극적일 이유가 없다. 의심환자 방문 사실이 알려지면 다른 환자의 발길이 끊기기 때문이다. 일선 의사들은 내심 정부가 빨리 ‘드라이브 스루’ 같은 제도를 도입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전문가회의는 ‘폭발적 감염’을 우려하는데.

“일본에서 우한이나 밀라노처럼 특정 도시에 폭발적 감염이 발생해 사망자가 속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인구 구조의 특성상 노인병원 등의 특정시설 감염으로 사망자가 증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코로나19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고령자 사망이 증가한다는 주장이 있다.

“일본에서 매년 약 100만명이 사망하는데 폐렴에 의한 사망이 20% 정도다. 검사를 하지 않으니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사망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대다수가 감염자라고 볼 수는 없다. 정부가 의도적으로 통제한다는 주장은 지나치다.”

-현 상황에서 다음달 개학은 무리 아닌가. 도쿄도지사는 감염 급증 우려를 이유로 봉쇄 가능성까지 언급했는데.

“정부는 그간 올림픽 개최를 의식해 ‘일본은 안전하다’는 메시지에 주력했다. 지금으로선 주요국 중 일본만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다. 아마도 영국ㆍ독일처럼 봉쇄ㆍ휴교 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검사 외에 일본이 한국을 참고해야 할 것을 짚어본다면.

“무엇보다 ‘위기 의식’이다. 한국 정부와 국민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경험 등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자발적인 움직임이 활발하다. 반면 일본에선 지난 주말 벚꽃 구경이나 격투기 경기에 인파가 몰리는 등 위기감이 현저히 약해져 있다.”

-이번 사태로 한중일 3국이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향후에도 중국에서 새로운 감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 간은 물론 기업ㆍ학계 차원의 교류를 통해 정보 공유와 의약품 개발 등의 협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다.”

도쿄=글ㆍ사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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