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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측근도 돌려보낸 ‘조용한 장례’… 야권과는 소통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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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측근도 돌려보낸 ‘조용한 장례’… 야권과는 소통 노력

입력
2019.11.01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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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천성당서 모친 장례미사… “국민 위로ㆍ격려 깊이 감사” 장례 마치고 청와대 복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엄수된 모친 강한옥 여사의 발인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엄수된 모친 강한옥 여사의 발인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어머니 고 강한옥(92) 여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조용한 장례 속에서도 추모객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조의문을 보내 애도를 표한 사실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고인의 안장을 마친 직후 청와대로 돌아와 업무 복귀를 준비했다. 자리를 비운 지 만 이틀만이다. 조문을 사양하면서도 야당 정치인의 문상은 거절하지 않는 등 국민통합을 위한 소통에 공을 들이는 모습도 보였다.

사흘간 모친의 곁을 지킨 문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배웅을 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오전 10시30분부터 손삼석 천주교 부산교구장이 집전한 장례미사에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성가를 부르며 성호를 긋거나 침통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손 교구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애도 서신도 낭독했다. 교황은 “대통령님의 사랑하는 어머니 강데레사 자매님의 부고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 이 슬픈 시기에 영적으로 대통령과 함께하겠다”고 썼다. 서신은 미사 이후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모친 고 강한옥 여사 운구행렬을 따라가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 부산=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모친 고 강한옥 여사 운구행렬을 따라가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 부산=연합뉴스

장례미사 뒤에는 운구 예식이 이어졌다. 사제가 천으로 덮인 운구에 성수를 뿌리는 동안 문 대통령 내외와 아들 준용씨, 딸 다혜씨 등 고인의 가족들이 묵묵히 기도를 했다. 이어 영정 사진을 들고 운구행렬이 시작됐고, 문 대통령 부부가 뒤를 따랐다. 문 대통령은 중간중간 손이나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발인을 마치고 빈소를 떠난 고인은 천주교 신자 묘역이자 문 대통령의 아버지 문용현 옹이 영면한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됐다. 문 대통령은 안장식에서 “어머님께선 평소 신앙대로, 또 원하시던 대로 많은 분들의 기도 안에서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시게 됐다”며 “이산과 피란 이후 파란만장했던 삶을 마치시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셨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 드린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노영민(앞줄 왼쪽 세 번째) 대통령 비서실장 등 조문객들이 31일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미사를 드리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유인태 국회사무총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노 실장, 정세균·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부산=류효진 기자
노영민(앞줄 왼쪽 세 번째) 대통령 비서실장 등 조문객들이 31일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장례미사를 드리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유인태 국회사무총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노 실장, 정세균·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부산=류효진 기자

장례는 가족장으로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장례미사만큼은 천주교 신자들에 한해 시민들의 참석을 허용하면서 1,500명가량이 참석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임채정ㆍ김원기ㆍ정의화ㆍ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정치권 원로 인사들도 함께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모두 참석했다. 앞서 조문을 위해 빈소를 찾았다 발길을 돌려야 했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전례가 없는 현직 대통령의 모친상이었지만 사흘간 이어진 장례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차분하게 치러졌다. 문 대통령은 가족과 지인이 아닌 외부 인사의 문상을 일절 받지 않았다. 여당 정치인들은 빈소까지 찾아오기도 했지만 헛걸음이었다. 대신 야당 정치인에게는 빈소 문을 활짝 열었다. 야당 대표들에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29일 밤 부고를 직접 알리는 등 소통 노력이 이어졌다.

30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내외의 조문을 시작으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ㆍ윤소하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ㆍ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찾은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를 빈소 밖으로 마중나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를 찾은 홍문종 우리공화당 대표를 빈소 밖으로 마중나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날 발인을 앞두고도 야당 대표로는 마지막으로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조문했다. 홍 공동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잘 배려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다”며 “이에 문 대통령은 ‘계속 배려를 하고 있다’고 말씀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사면 얘기도 나왔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알아서 듣지 않으셨을까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답은 하지 않으셨다”며 “웃음으로 대답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발인 절차를 모두 마친 뒤 바로 청와대로 복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께서는 내일부터 업무에 복귀해 정상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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