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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산고로 불붙은 자사고 재지정 논란, 공정한 평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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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상산고로 불붙은 자사고 재지정 논란, 공정한 평가가 관건이다

입력
2019.06.21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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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2개 자율형사립고 학부모들이 20일 전북 전주 상산고 평가점수가 낙제점으로 발표되자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서울 22개 자율형사립고 학부모들이 20일 전북 전주 상산고 평가점수가 낙제점으로 발표되자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전북 전주의 상산고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를 충족하지 못해 일반고로 전환될 상황에 놓였다. 전북교육청이 20일 공개한 평가 결과, 상산고는 재지정 통과 커트라인(80점)에서 0.39점 모자란 79.61점을 받았다. 상산고 평가는 전국 42개 자사고 중 절반이 넘는 24개교가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가운데 처음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상산고 평가 점수에 학교 측과 학부모 등이 반발하고 있어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인다.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는 청문 절차와 교육부 장관 동의를 거쳐 확정된다.

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주요 공약이다. 자사고가 우수 학생을 독점하고 고교를 서열화해 일반고를 황폐화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과도한 사교육 유발과 교육 기회 불평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런 기조에 따라 당초 초ㆍ중등교육법을 고쳐 자사고 설립ㆍ운영 근거를 없애는 ‘일괄 전환’ 방식을 택하려다 자사고들의 반발로 재지정 평가를 통한 걸러내기로 전환한 게 저간의 상황이다. 유명무실했던 5년마다의 재지정 평가를 엄격히 실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문제는 전북교육청이 평가를 앞두고 재지정 기준 점수를 교육부 권고(70점)보다 높은 80점으로 잡은 데 있다. 다른 시도 자사고는 70점만 받아도 자사고 지위가 유지되지만, 상산고는 79.61점을 받고도 취소 절차에 들어가니 형평성과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는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은 31개 평가 항목 중 점수가 현저히 낮은 ‘사회통합전형 선발’(4점 만점에 1.6점)을 둘러싼 논란이다. 애초 자립형사립고에서 출발해 자율형사립고로 전환한 학교들은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어 다른 지역 해당 학교들은 정성평가를 받는데도 상산고만 예외가 됐기 때문이다.

자사고 존폐가 재지정 평가에 달린 만큼 엄격한 기준과 공정한 평가는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다. 20일 발표된 경기 안산동산고는 기준 점수 70점에 미달된 걸로 나왔고, 다음달에는 서울 지역 13개 자사고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교육청은 엄정히 평가하고, 교육부는 면밀히 관리해야 논란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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