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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치명타 화웨이 “연매출 300억달러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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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치명타 화웨이 “연매출 300억달러 급감”

입력
2019.06.17 18:38
수정
2019.06.17 23:5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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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정페이 회장 “2년간 생산량 줄일 것”… ‘내수 공략해 버티기’ 선회

런정페이 화웨이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15일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화웨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선전=AP 연합뉴스
런정페이 화웨이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월 15일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화웨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선전=AP 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총수가 17일 올해와 내년 2년간 생산량이 줄어 연 매출이 각각 300억달러(약 35조6,1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고립 전략으로 인해 화웨이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는 속사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 것이다. 최근 화웨이는 스마트폰 해외 판매 목표를 낮추고, 신제품 출시를 포기하는 등 이상 신호를 보여왔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창립자 겸 회장은 이날 중국 광둥성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본사에서 중국 국영방송인 CGTN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제재로 사업이 압박받고 있다”면서 “향후 2년간 화웨이는 생산량을 줄일 것이고, 연매출도 예상보다 300억 달러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런 회장은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화웨이의 매출이 1,000억달러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 화웨이는 올해 매출 목표를 1,250억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2017년)보다 19.5% 증가한 1,041억6000만달러로 성장세를 보였으나, 향후 2년간은 상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한 셈이다.

런 회장은 이어 최근 이뤄진 미국의 제재와 관련해 "미국이 화웨이에 가한 것 같은 단호한 대응을 다른 중국 기업에 한 적은 없었다"면서 미국의 태도에 놀랐다고 밝혔다. 다만 런 회장은 자사를 “심하게 파손된 비행기 같다”면서도 “미국이 화웨이를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또 회사 재정이 타격 받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연구개발(R&D) 지출은 줄이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주요국에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배제를 촉구하고 있다. 또 해당 회사에 부품 및 소프트웨어 등을 판매하기 원하는 미국 기업들이 먼저 미 상무부의 허가를 받게끔 하는 블랙리스트 명단에 화웨이를 올린 상태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봉쇄 전략에 최근 이상 신호가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외 해외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급감할 것에 대비해 최신형 스마트폰 출하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체 분석 결과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4,000만~6,000만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자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시장에 신제품인 아너20 출하 중단을 고려 중이며, 대신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려 ‘내수 시장 공략’으로 버티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2일에도 리처드 위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신제품인 메이트북 시리즈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상무부 조치에 따른 타격이 원인이라고 밝히면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신제품 출시 연기와 판매 목표 감축 등 조치는 한달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비교된다. 지난달 18일 화웨이 본사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매체와 인터뷰했던 런 회장은 “미국의 제재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 같은 제재에 대해 “이미 오랫동안 준비했기 때문에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또 “미국이 (훗날) 우리에게 5G 통신장비를 생산해달라고 요청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여유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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