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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서문과 성추행 피해자 “고소하기 위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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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서문과 성추행 피해자 “고소하기 위해 돌아왔다”

입력
2019.06.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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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교수 징계 늦어지자 직접 형사고소하기로 

‘서울대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1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징계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참여하게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진만 기자
‘서울대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1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징계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참여하게 관련 제도를 개선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진만 기자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의 성추행 및 갑질을 폭로하고 학교를 떠난 김실비아씨가 12일 “가해자인 A 교수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후 검정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열린 ‘서울대 A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A 교수를 고소하기 위해 귀국했고 오늘 법무법인과 위임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서울중앙지검에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대학원에 재학했던 2017년 A 교수와 스페인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다가 호텔에서 허벅지 등 신체 부위를 강제추행 당한 뒤 미국으로 학교를 옮겨 유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 교수는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중징계 권고를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김씨는 “A 교수는 강제추행과 성희롱, 갑질로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도 모자라 연구비리 혐의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며 “학교가 아직까지 파면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 교수가 파면되지 않는다면 서어서문학과에 지금까지 존재한 성차별과 성추행, 나쁜 술 문화는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고 학생들은 계속 공포 속에서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A 교수에 대한 징계 결정이 미뤄지는 동안 2차 가해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서문과 교수진과 몇몇 강사들은 처음에 별일 아닌 문제로 신고한다고, 원래 저런 애라서 당한 것이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며 “수업시간에 한 강사는 제가 학내 정치싸움에 이용 당한 것이라는 황당한 거짓말에, 심지어 지금까지 쓴 대자보와 페이스북 글도 제가 쓴 게 아니라는 말까지 했다” 며 분노했다.

김씨는 또 “사건 진행 과정에 대해 징계위원회에 여러 차례 질문했지만, 모두 비공개라며 하나도 알려주지 않고 결론을 미루고 있다”며 “가해자만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징계위원회는 우선 저를 만나 해결 주체로 인정하고, A 교수 같은 사람을 걱정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특별위원회도 “대학본부는 학생들이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징계위와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고, 지금 당장 피해자의 목소리와 학생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위는 A 교수 성폭력 사건 관련 징계위원회의 논의 상황을 피해자에게 안내하는 한편, 학생대표의 징계위원회 참석 등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앞서 서울대 학생 1,800여 명은 지난달 전체학생총회를 열어 A 교수 파면과 ‘교원징계규정 제정 및 징계위원회 학생참여’ 등을 학교에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이와 별도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A 교수가 연구 갈취 등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신고도 접수해 조사하고 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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