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12일 폴란드 아레나 루블린에서 열린 2019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에콰도르에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루블린=연합뉴스

한국 축구 ‘밀레니얼 세대’의 겁 없는 도전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성적지상주의 산물인 강압적 훈련에서 벗어나 지도자-선수간의 수평적 소통 속 ‘즐기는 축구’로 세계 정상까지 넘보게 된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여정은 한국 축구를 넘어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정정용(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이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아레나 루블린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에콰도르에 1-0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오르며 한국 축구사를 새로 썼다. 지난 1983년 멕시코 대회 때 4강 신화를 36년 만에 넘어서 이 대회 사상 최고 성적이다. 이제 이들은 이탈리아를 꺾고 결승에 오른 우크라이나와 16일 오전 1시 우치에서 맞대결을 펼쳐 사상 첫 FIFA 주관 남자대회 우승과 함께 아시아 국가 최초 우승에 도전한다.

이강인(맨 오른쪽)이 12일 폴란드 아레나 루블린에서 열린 2019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전반 39분 프리킥 때 페널티 박스 왼쪽을 기습적으로 파고 드는 죄준(가운데)을 향해 패스를 하고있다. 루블린=연합뉴스

지난달 25일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0-1로 졌을 때만 해도 한국의 결승 진출을 점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만큼은 첫 경기 패배에 기죽지 않았다. 거대한 목표보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면서 남아공,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꺾은 뒤 16강전 일본, 8강전 세네갈을 상대로 연전연승 했다. 갈수록 경기력의 완성도를 높여 온 한국은 에콰도르와 4강전에선 되레 이 대회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기 운영 속에 창의적 플레이로 결승골을 넣어 밤잠을 설치며 응원한 국민들을 열광케 했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우뚝 선 이강인(18ㆍ발렌시아)이 전반 39분 에콰도르 진영 좌중간에서 얻은 프리킥 때 최준(20ㆍ연세대)에 정교한 패스를 찔러 넣어 결승골을 도왔다. 수비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크로스를 준비하는 척 멀뚱한 표정으로 상대 긴장을 풀어놓곤 기습적으로 연결한 패스였다.

한국 U-20 월드컵 대표팀이 12일 폴란드 아레나 루블린에서 열린 2019 U-20 월드컵 4강전에서 에콰도르에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정정용 감독을 향해 물을 뿌리며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루블린=연합뉴스

지금까지 U-20 대표팀은 우승 등 그 어떤 목표를 강요 받지 않았다. 감독은 즐기라는데, 되레 선수들이 우승하겠다고 나섰으며 그들은 어느덧 스스로 원하던 우승컵 앞에 성큼 다가섰다. 정 감독은 4강전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승 목표를 직접 밝히기보다 “우리 선수들이 원하는 곳으로, 충분히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믿음과 격려를 전했다. 선수들은 감독의 신뢰 속에 또 한 번 우승을 자신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유쾌한 돌풍’의 완결판이 될 우크라이나와의 U-20 월드컵 결승전은 16일 오전 1시 폴란드 우츠 스타디움서 열린다.

루블린(폴란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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