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그 동안 영업기밀로 취급해왔던 전기요금 원가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공개하기로 했다.

권기보 한전 영업본부장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공청회에서 “전기요금 청구서에 기본료와 사용료, 부가가치세 등이 기재되는데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할 수 있도록 전기요금과 관련한 원가 구성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부검토를 통해 실질적으로 내가 쓰는 전기 용도에 대해 도소매가격이 어떻게 되는지 내용을 게재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를 쓰는 용도에 따라 산업용, 주택용, 농사용 등으로 구분이 돼 공급원가가 각각 차이가 있는데, 이를 반영해 소비자가 사용하는 전기의 용도별 도소매가격이 어떻게 산정되는지도 청구서로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전은 이달 14일부터 소비자가 계량기에 표시된 현재 수치를 입력하면 월 예상 전기요금을 한전 사이버지점과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전기요금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여름철에 에어컨을 가동할 때 전기요금이 얼마나 더 나올지 몰라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공청회 패널로 참여한 강승진 산업기술대 교수도 “독일의 경우 전기요금 명세서 뒷면에는 요금 원가가 정책비용, 송전비용, 발전 비용 등으로 얼마가 필요해 청구됐는지 세세하게 나온다”며 “소비자에게 상세하게 공개하다보니 요금 불만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150여명이 참석한 이날 공청회는 지난 3일 전기요금 누진제 TF(태스크포스)가 제안한 누진제 개편안 3가지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개편안은 △현행 누진체계를 유지하되 여름철에만 별도 누진 구간을 확대하는 방안 △7~8월 여름철에만 누진 3단계를 폐지하는 방안 △누진제를 폐지하는 연중 단일 요금제안 3가지다.

TF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과 그 동안의 전문가 토론, 온라인 의견수렴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산업부와 한전에 1개 권고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한전은 이를 토대로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해 정부에 인가 신청을 하게 되며, 정부는 이를 심의한 뒤 최종적으로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한전 소액주주들이 참석해 “2016년 전기요금 누진제를 3배수 3단계로 축소한 것이 마지막인 것처럼 하더니 또 다시 요금인하 정책을 펴고 있다”며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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