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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순방 ‘천렵질’ 빗댄 민경욱에 비판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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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순방 ‘천렵질’ 빗댄 민경욱에 비판 줄이어

입력
2019.06.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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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의원 “등에 칼 꽂는 행위, 국민들의 심판 받을 것” 

잇단 설화를 일으키고 있는 민경욱(뒤)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잇단 설화를 일으키고 있는 민경욱(뒤)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두고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 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비난한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공식 논평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여당에서는 “등에 칼을 꽂는 행위”,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천렵(川獵)은 원래 냇물에서 고기를 잡으며 하는 놀이를 뜻하는데, 민 대변인은 문 대통령 해외순방에 빗대 순방을 놀러가는 일로 묘사한 셈이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는 늘 ‘외교는 초당적으로 협력하자’는 이야기를 한다.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순방을 나갔는데 등에 칼을 꽂는 행위는 여야를 막론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 갔을 때 이런 식의 표현이 있었나. 비판도 할 수 있지만 적어도 국익을 위한 자세는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북유럽을 한가하게 가는 나라로 생각한 모양인데, 대통령의 정상 외교를 가지고 천렵질이라고 하면 너무 심한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우 의원은 “막말 프레임에 갇혔다고 이왕 이렇게 버린 몸, 나는 계속 간다고 입장을 정한 것 같다. 이런 경우 국민들에게 오만해 보인다”며 “정당성을 갖지 못한 비난은 국민들로부터 심판 받는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과거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귀태 발언으로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난 것을 상기시키면서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2013년 7월 고위정책회의 브리핑에서 “일본 제국주의가 세운 만주국의 귀태(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 박정희와 가시 노보스케가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다”라고 말한 뒤 논란이 일자 사퇴한 바 있다.

앞서 민 대변인은 9일 공식 논평을 통해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뒤 해외 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을 겨냥해 “불쏘시개 지펴 집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 대로 달궈놓고는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 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또 지난 4월에도 ‘오늘만 인제 포항 아산 파주, 네 곳에서 산불. 이틀 전에는 해운대에 큰 산불. 왜 이리 불이 많이 나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고성 산불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되자 글을 지웠다. 최근에는 헝가리 유람선 참사에 정부가 구조대를 급파한 것을 두고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언급해 파장을 야기했다.

그는 앞서 청와대 대변인 시절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긴급 브리핑 과정에서 “난리 났다”고 말한 뒤 크게 웃어 지탄을 받았다. 며칠 후에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바닥에 모여 있는 곳에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었다가 비난을 받자 “라면에 계란을 넣어먹은 것도 아니고”라며 웃으면서 백브리핑을 해 공분을 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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