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주주총회날인 31일 오전 노조가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사측이 주주총회 장소를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한다는 공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주주총회장을 변경해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물적 분할하는 안건이 통과되자, 회사 분할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노동조합 측은 “주총 장소 변경은 절차적 위법으로 의결 자체를 무효로 봐야 한다”고 반발했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오전 11시10분 울산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2019년도 제1차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과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 이번 주총의 결과로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존속회사)과 사업회사(존속회사의 100%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된다. 분할 기일은 오는 6월1일이며, 이후 곧바로 효력이 발생된다.

앞서 회사의 분할을 반대하며 총파업을 선언한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7일부터 당초 주총 장소로 예고됐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펼쳤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조합원들도 연대 투쟁에 참여하면서, 한마음회관 주변에는 이날 오전까지 2,000여명의 조합원이 몰렸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주총장을 울산대학교로 옮긴다고 공지해 주총을 열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금속노조법률원은 입장문을 내고 “주주총회는 모든 주주들에게 참석 및 자유로운 의견 표명의 기회가 보장되어야만 유효한 개최로 인정할 수 있고, (각 주주가) 의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여부와 상관없이 당연히 주주총회 참석권 및 의견표명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상법은 적어도 2주 전에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소집에 관한 통보를 하도록 정하고 있고, 현대중공업 역시 정관 제18조를 통해 소액주주들에게도 이주간 전에 주주총회 소집 통지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마음회관에서 변경된 장소로 이동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부 주주만 미리 울산대 체육관에 모아 (물적분할을) 처리하려는 것”이라며 “대다수 소수 주주들은 주주총회 장소와 시간을 제대로 통보 받지 못했고, 당연히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주총과 회사분할은 중대한 절차상 위법으로 무효로 봐야 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약 3% 주식을 보유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이번 주주총회 안건인 회사분할이 통과될 경우, 고용관계나 노조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주주총회에서 의견표명을 하기는커녕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며 “위법한 주주총회에서 통과된 안건은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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